세 가지의 만족 - 국가대표 **1/2, 해운대 ** 2012 **1/2 더 문 *** > 예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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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의 만족 - 국가대표 **1/2, 해운대 ** 2012 **1/2 더 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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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11-30 18:36 조회2,6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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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1/2

김용화 감독. 하정우, 성동일, 이재응 출연.

이 영화에서 맘에 들었던 부분이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밥(하정우)이 자신의 친어머니를 하녀처럼 부리던 혜라(이설아)에게 제품 포장에 있는 깨지기 쉬운 상품이니 던지지 말라는 영문자 표기가 안보이냐고 말하며 울분을 토해내고는 돌아서는 부분입니다. 한국영화치고는 꽤 절제한 장면이었죠. 밥이 눈물을 보이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뻔했습니다. 두 번째는 올림픽에서의 실감 나는 스키점프 그래픽 처리입니다. 어느 영화에서건 한국의 컴퓨터 그래픽 솜씨는 날로 좋아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세 번째는 러브홀릭스가 부른 노래 버터플라이입니다. 감독의 탓이긴 하겠지만, 이 영화에서 음악은 곳곳에서 너무 자주 삽입되었고 감상적으로 이용된 면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버터플라이를 비롯한 이재학의 영화음악은 대체로 좋았습니다. 버터플라이를 부른 가수들은 대한민국 음악계의 보물들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맘에 들었던 부분을 빼면 상영시간의 거의 90% 정도가 남는데, 터무니없어 쓴웃음 짓게 하는 장면들이 군더더기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로 너무 많았습니다. 이런 때 보통은 "영화로 돈 벌려면 이렇게 해야 되는 거구나, 참 힘들겠네."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해운대> ★★

윤제균 감독.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김인권, 이민기, 강예원 출연.

이런 영화를 작품상, 감독상 후보에 올려놓은 영화상이 다 있군요.

세 가지 맘에 드는 구석은 있었습니다. 첫째로는 한국형 재난영화에 손 한번 대봤다는 정도, 둘째는 좀 티가 나긴 했지만 그래픽이 쓸만했다는 정도, 셋째로는 꽤 괜찮은 배우인 김인권을 비롯해 이민기, 강예원 등 조연들의 코믹한 연기에 약간 웃을 수 있었다는 점 등입니다.

그밖에는 뻔한 할리우드 캐릭터들을 그대로 옮겨놓은 수준의 인물들과 부실한 스토리, 할 말 없게 만드는 연기 등 뭐 하나 만족할 만한 게 없었습니다.


<2012> ★★1/2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 존 쿠삭, 아만다 피트 출연.

역시 맘에 들었던 부분이 딱 세 가지인 영화입니다. 첫 번째는 아낌없이 쏟아부은 컴퓨터 그래픽입니다. 땅이 뒤집히는 장면 같은 특별하게 눈을 즐겁게 해주는 그래픽이 매우 화려하게 펼쳐졌습니다. 두 번째는 중국의 히말라야 산맥 어딘가에서 비밀리에 방주를 건설해 놓고 있었다는 부분입니다. 꽤 낭만적이고 흥미로운 설정입니다. 그렇지만, 중국인 리더가 안 보였다는 점은 좀 아쉽긴 합니다. 세 번째는 마지막에 0001년으로 시작되는 부분입니다. 태양신이 물과 불로 지구를 쓸어버린 이후 새로운 땅에서 희망을 염원하게 될 남은 인류의 모습은 수메르의 설화와 구약적 배경에서 나온 것이라 한계가 있지만, 그 후에 이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상상하게 되는 또 하나의 이야기로서 흥미로운 출발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세 가지를 빼면 나머지는 비밀을 누설했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사람들을 암살한다든가 마야 문명에서 2012년에 인류 멸망이 예견됐다는 등의 구태의연한 이야기에서 비롯된 허황되고 우스꽝스런 억지 전개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주인공 잭슨(존 쿠삭)처럼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 주변에 한 명이라도 좀 있어봤으면 좋겠네요.

할리우드가 계속 인류의 멸망과 관련해서 그럴듯한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스티븐 스필버그가 30살 때 만들었던 위대한 걸작 <제3종 근접 조우>의 속편 격으로 이야기를 잘 짜낸다면 뭔가 대단한 것이 나올 법도 합니다. 나는 지금 스필버그에게 빨리 컴퓨터 앞에 앉아 이 시나리오를 써보라고 텔레파시를 보내고 있습니다.


<더 문> ★★★

던칸 존스 감독. 샘 락웰, 케빈 스페이시 출연.

이 영화의 아이디어는 매우 과학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문제가 좀 있습니다. 달에서 자원을 캐내는 것까진 좋습니다. 그런데 정작 자원을 캐고 시스템을 관리하는 건 기계나 컴퓨터인데 거기에 굳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샘(샘 락웰)과 같은 인간을 장기간 배치할 필요가 없죠. 주기적으로 기지를 돌며 시스템 업데이트도 하고 수리도 할 관리팀 몇 명만 있으면 되는 거겠죠. 미래의 인류가 이렇게 비합리적이지는 않을 겁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도 샘의 고소로 역시 회사가 곤란을 겪지 않습니까?

어쨌든 이 영화도 좋은 점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우선 샘 락웰의 장난스럽지만 엉뚱한 연기나 케빈 스페이시의 감정 없는 목소리 연기는 무척 좋았습니다. 좀 과장되긴 했지만, 적절히 유머가 섞여 있어서 자칫 심각하고 어렵게 보일 수도 있었던 상황을 부담없이 잘 이해해가며 볼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역시 실제와 같은 기지 밖에서의 묘사나 컴퓨터 그래픽 같은 시각효과입니다. 두말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처음에 티격태격했던 두 사람이 서로 돕게 된다는 희망적이고 사랑스러운 결론 부분입니다. 결국, 우리의 미래 사회는 후천적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차별받지 않고 동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좀 더 사람이 살기 좋은 사회여야 한다는 성찰적 메시지를 남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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