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빌 Vol.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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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6:12 조회2,55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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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4년작.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우마 서먼, 데이빗 캐러딘, 루시 리우, 다릴 한나, 마이클 매드슨, 소니 치바 출연.
타란티노의 2% 부족한 작품, [킬 빌]을 모두 보았습니다. 1편과 2편은 완전히 다르더군요. 1편의 개봉 이후 무엇인가를 의식해서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감독의 의도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1편은 화려한 몸빨의 영화이고 2편은 화려한 말빨의 영화로 치장했습니다. 합해서 '화려한 빨'의 영화가 되었죠.
[킬 빌]은 형식이 독특하고 매우 방대하게 서사적이면서도 볼거리가 화려해 흥분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청엽정 싸움에서 간혹 보였던 그 옛날 홍콩 무협물의 낡은 음악들이나, 병원씬에서의 화면분할은 철저하게 감독 '타란티노'의 카리스마를 느끼게 해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영화는 그 스스로 말하길, "나는 나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었다."에 어울리는 명쾌하고 재기 발랄한 시도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지만, 홍콩의 무협물과 사무라이 영화들, 정통 서부극과 마카로니 웨스턴, 70-80년대 드팔마와 이소룡에서 일본 아니메에 이르기까지 타란티노가 보고 자란 맹렬한 영화들을 모두 집대성한 [킬 빌]의 매력은 바로 거기까지입니다. 영화에 대한 경배와 찬양, 그리고 순수한 열정 등은 힘이 있고 멋이 있지만 심드렁하며, 화려한 상상에 박수를 보내지만 무언가 부족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매우 이상하게도 그는 정성일의 말대로 '힙합정신을 잃은 힙합DJ'가 되었습니다. 이 극히 대중적인 감독은 가장 대중적인 영화들로부터 우여곡절 끝에 취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취하고는 제법 솜씨 있게 비벼대는 데만 만족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뒤틀림이나 비꼼이나 파괴나 창조가 자리하지 않습니다. 그저 어느 장면에서건(심지어 바에서 사장(레리 비숍 역)에게 늦게 출근했다며 인격모독을 당하는 버드(마이클 메드슨 역)가 성질 안 부리고 인내하는 장면, 마지막 빌(데이빗 캐러딘)이 자신을 죽이러 온 키도(우마 서먼 역)에게 늘어놓는 그 음울하고 가시가 돋친 대사들을 보면 엉뚱하게도 스콜세즈의 영화들이 생각나기까지...) 어떤 영화의 어떤 장면이나 배우들이 눈에 들어올 뿐입니다.
[킬 빌]은 그래서 마치 영화 속 숨은 그림 찾기나 하듯이 이 장면은 어떤 영화의 누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까메오로 출연하는 배우들은 타란티노가 보았던 그 영화들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일일이 찾아내는 게 영화가 의도한 목표라도 되는 듯이 만들어졌습니다. 대금을 연주하는 빌, 2편에 갑자기 등장한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 극악한 모습을 숨긴 채 키도의 결혼식장을 찾아온 빌이 내뱉는 범상치 않은 대사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킬 빌]에 열광하는 것은 바로 여기까지 입니다.
사족 1 : 개인적으로 [킬 빌]은 타란티노의 작품 중에서는 최고작으로 보았습니다.
사족 2 : 그래요 결국 모든 건 아이 때문이었군요... 그런데 타란티노는 왜 '아이'에 대한 뻔한 배려를 그토록 강조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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