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신부 **1/2 그녀를 믿지 마세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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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6:12 조회2,67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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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신부]
2004년작. 김호준 감독. 김래원, 문근영 출연. 제작사: (주)컬처캡미디어
[어린 신부]는 모두 다 아시다시피 어릴 적부터 동내에서 함께 자라온 상민(김래원 역)과 보은(문근영 역)이가 보은이 할아버지의 소원에 따라 일찍 결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고 있습니다. 여자나이 16세 이상이면 부모님의 동의에 따라 합법적으로 결혼을 할 수 있다는군요. 뭐 합법적이든 그렇지 않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건 코믹한 상황이 벌어질 밥상이 차려진 것에 불과하니까요.
이제부터 16세의 고1 어린 신부 보은의 주부일기가 시작됩니다. 결혼한 이후에도 아직 사랑도 모르고 결혼도 몰라 그냥 학교의 아는 오빠를 맘대로 만나고 다니는 철부지 신부 말입니다. 그러다가 점차 사랑에 눈을 뜨게 됩니다. 상민도 보은도 서로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죠.
보은도 그렇지만 상민이도 그다지 성숙한 남자는 되지 못합니다. 아직 결혼할 나이가 아니죠. 그러다 보니 영화는 두 사람을 모두 성숙하게 하는 결말을 준비해야만 했습니다. 보은이가 야구부 선배를 좋아하는 것으로부터의 환상을 깨는 것이 그것이라면, 상민은 보은이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깨닫고 고백하는 것이 필요했던 것이죠.
[그녀를 믿지 마세요]
2004년작. 배형준 감독. 김하늘, 강동원 출연. 제작사: 시선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서도 비슷한 종류의 깨달음이 필요했습니다. 우선 옆에 포스터를 보세요. 너무 웃기죠? 영주(김하늘 역)는 꼬일 대로 꼬인 여자입니다. 불만이 가득하고 행복한 가족이라곤 겪어보지 못한 여자죠. 게다가 그녀에게는 감방 경험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습니다. 그러다가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희철(강동원 역)과의 사이에 웃지못할 사건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와의 만남은 그녀에게 다가온 새로운 단계였습니다.
희철의 고향에서 반지와 가방을 둘러싼 해프닝이 시작됩니다. 이제 희철은 시골을 싫어하는 자신의 여자친구로부터의 환상을 깨는 절차가 남아 있고, 영주는 원래 자신의 본심을 깨닫고 고백하는 일이 남아 있습니다. 그 과정이 어떻게 되었든 간에 두 사람에게는 운명과 같은 강렬한 끈이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설정만 조금 다를 뿐 비슷한 구조로 동일한 결말을 향해 수순을 밟는 줄거리는 최근 한국 로맨틱코미디영화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단순하고 명료한 즐거움을 주는 장르도 없는 것 같습니다. 신인감독이 도전하기에 가장 안전하기도 하구요. 어떻게보면 이 장르는 감독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다른 장르의 영화에서라면 마땅히 발휘되어야 할 에너지가 그만큼 배우들에게 치우치게 되죠.
그런 점에서 [어린 신부]의 문근영과 [그녀를 믿지 마세요]의 김하늘은 매우 훌륭한 배우들입니다. 문근영을 보고 있으면 꼭 어릴 때 봤던 [라붐]의 소피마르소가 생각납니다. 그 영화에 출연할 당시 소피마르소는 13살에 불과했습니다. 영화는 매우 평범했지만 [라붐]에서의 그 귀엽고 발랄했던 소피 마르소가 좀처럼 기억에서 잊히지 않듯이, [어린 신부]라는 작품보다는 이 작품에서 보여진 문근영의 모습이 더욱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문근영과 같은 세대들의 감수성은 더욱 크게 작용하겠지요. 너무나 순수한 그 감정들은 오래도록 소중하게 남을 것입니다. 그게 영화 [어린 신부]의 가장 큰 미덕이기도 하지요.
마찬가지로 김하늘은 르네 젤위거를 떠오르게 하네요. [너스 베티]에서 르네 젤위거는 엉뚱하지만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였는데, 최근 김하늘의 이미지가 비슷하게 가고 있다고 봅니다. 다른 분들은 김하늘이 너무 망가져 있고 터프해서 남자 같은 털털함을 보았다고 하지만 저는 오히려 여성스러움을 느꼈거든요. 그리고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서의 김하늘의 연기는 생각보다 쉬운 게 아니었습니다. 앞으로 그녀에게 더욱 맞는 영화를 만나게 된다면 르네 젤위거를 압도하는 연기를 드러낼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하더군요.
비록 무언가 독특한 상황이 뭐가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나온 두 가지 평범한 시나리오의 영화화이며, 배우에 의존한 상업 영화이지만, 대한민국에서 성숙해져 가는 한 장르의 현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앞으로 더욱 성장해갈 두 배우의 인기를 실감했다는 점에서 넉넉하고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기분 좋은 작품들이었습니다.
사족1 : 두 감독 중 누가 먼저 한국의 리처드 커티스처럼 될 수 있을까요?
사족2 : 김하늘은 믿고 싶은데 [령]은 믿고 싶지가 않네요 어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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