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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일본영화들 - 최양일 감독 [형무소 안에서] 200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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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6:50 조회3,2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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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양일

[형무소 안에서] 刑務所の中: Doing Time 2002 ★★★1/2

doingtime.jpg야마자키 츠토무, 카가와 테루유키, 오스기 렌, 타쿠치 토모로우, 마츠시게 유타카, 쿠보츠카 요스케, 시이나 깃페 출연.

형무소의 일상은 어떨까? 일본의 어느 한적한 시골에 자리 잡은 소규모 형무소를 무대로 극악한 범죄나 평화로운 교화와 전혀 관계가 없는 그들의 일상이 공개됩니다. 최양일의 [형무소 안에서]는 기존의 관념을 모두 뛰어넘는 독창적인 발상으로 보수 일색인 일본사회의 이면을 코믹하게 그려냅니다. 두말할 필요가 없는 최양일의 걸작.

마치 군대에 와 있는 것 같은 형무소의 생활은 대강 이렇습니다. 먼저, 아침에 일어나면 침구를 잘 정돈하고(각이 중요합니다.) 간단하게 운동을 하고나서 각 방에서 식사를 합니다(반드시 질서를 지켜야 합니다.) 식사를 마치면 작업장으로 나와 기계처럼 일을 합니다. 작업 도중 질문이 있거나 문제가 있으면 손을 들고 크게 이의를 제기합니다. 모든 문제는 반드시 작업반장과 상의해야 합니다. 심지어 작업 도구가 굴러가 바닥에 그어 놓은 선을 넘어가면 그것을 집어도 좋은지 손을 들어 물어봐야 합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TV를 보거나 책을 읽습니다. 작은 책상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서로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자기 전엔 말끔히 씻고 점호를 받습니다.

그들은 맛있는 음식 이야기에서부터, 잡지 보기, TV 시청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로봇과 같은 엄격한 규율 속에서도 나름대로 즐거움을 찾아 생활합니다. 불만을 갖거나 폭력을 행사하기보다 그 생활에 적응하고 복종하는 생활에 익숙하게 하는 감옥은 더 이상 감옥 그 자체가 아닙니다. 잘 적응만 하면 바깥보다 훨씬 안전하고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설날에는 맛나는 특별한 음식까지 제공되는 안식처죠.

싸우거나 말썽을 부리면 독방으로 옮겨지는데 오히려 시설이 더 좋아보입니다. 주인공 역을 맡은 야마자키 츠토무는 독방에서 봉투 접는 일에 재미를 붙입니다. 하루에 할 수 있는 양을 처리하고는 기분 좋게 철창 밖을 내다보는 그는 더 없이 평화로운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집단을 위해 과감하게 개인의 희생을 감수하는 일본이라는 사회. 그들은 감옥처럼 갇힌 사회 안에서 나름의 행복을 찾아 그렇게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개인의 사생활이 더 보장받는 것 같은 독방에 더욱 만족하면서 해야 할 일을 꼼꼼하게 처리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감독 최양일은 집단화된 일사불란함의 무서움을 강조합니다. 그렇습니다. 나 혼자 있어도, 마치 개인주의가 만연해 보여도 결국 집단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의무감은 일본의 갇힌 시민들을 불안으로부터 구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이 따뜻해보이는 기분 좋은 코미디는 무서운 칼을 숨기고 마치 아무렇지도 않게 일본의 깊숙한 곳을 겨냥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족: 야마자키 츠토무가 신참으로 나와 명연기를 보여주고, [호텔 비너스], [OUT]의 카가와 테루유키가 왕자병에 걸린 복역자로 나오는데 아주 재미 있습니다. 그리고 쿠보츠카 유스케와 시이나 깃페가 잠깐이지만 돌발 등장해서 좀 웃었습니다. 원래 사전 지식 없이 영화 보는 게 몸에 베어있다보니 이런 재미도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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