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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일본영화들 - 콘 사토시 감독 [천년여우], [동경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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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6:51 조회2,8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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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 사토시 Satoshi Kon

[천년여우] 千年女優: Millennium Actress / Chiyoku 2001 ★★1/2

sennen.jpg쇼지 미요코, 코야마 마미, 오리카사 후미코, 이즈카 쇼조, 오노사카 마사야, 츠다 쇼우코, 츠카야마 마사타네, 야마데라 고이치, 스즈오키 히로타카, 쿄다 히사코, 카타오카 토미에, 토쿠마루 칸 출연.

[천년여우]는 다큐 제작을 위해 옛날의 대배우 치요코를 만나러 간 모 프로덕션의 사장과 카메라맨이 산속 깊은 곳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는 그녀에게서 젊은 시절의 아름답고 신비한 경험담을 듣게 된다는 판타지 아니메인데요.

첫사랑의 남자에게서 받은 열쇠를 계기로 전생과 과거와 현실을 복잡하게 오가느라 분주한 치요코를 따라 자유분방하게 그려지고 있고, 노배우가 추억하는 일본영화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제법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 있어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한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계속 치요코의 추억 속에 개입하는 두 남자에 대한 설정으로 대표되는 콘 사토시 감독의 아니메 솜씨가 그다지 경이적이라거나, 새롭다거나, 훌륭하다거나 하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지만 말이죠.

사족: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거미집의 성]에서의 유명한 장면이 나오네요. [천년여우]가 그 시대 어느 배우를 모델로 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경 대부] 東京ゴッドファ-ザ-ズ: Tokyo Godfathers 2003 ★★★

tokyo_god.jpg에모리 토루, 오카모토 아야, 우메가키 요시아키 출연.

쓰레기 더미 속에서 발견된 아이를 키우게 된 3명의 거리 부랑자들. 그들은 이 아이의 생모를 찾아주기로 결심하고 길을 떠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처해 있는 문제를 발견하고 극복하고자 애쓰게 됩니다. 아이를 보살펴 주면서 그들은 모두 꿈 많던 어린 시절의 자신을 추억합니다. 그리고 현재의 자신을 봅니다.

번화한 토쿄의 거리 뒤편에 놓인 누추한 거처에서 일반인과 담을 쌓으며 살고 있던 이들에게 아이는 어떤 새로운 계기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코를 막고 있는 열차 내의 사람들 틈 사이에서도 그들은 목적이 있기에 당당히 대화를 나눕니다. 여기까진 좋았습니다.

그러나 이 세 명의 부랑자들은 지나치게 들떠 있습니다. 그들은 마치 누군가가 자신들을 숨어서 지켜보기나 하는 것처럼 뻔뻔하게도 당연히 나올 법한 대사들을 쏟아냅니다. 그 덕택에 분위기는 밝고 명랑합니다. 너무 성급한 긴짱과 하나짱은 쉴새없이 일을 만들고 그르칩니다. 그렇게 다투면서 서로 정을 쌓아가는 게 별로 새롭게 보이지 않아 흥미를 잃어갈 때쯤 대청소를 한다며 불량배들이 긴짱을 공격합니다. 아! 아니메인데 실사영화처럼 그렇게까지 폼을 낼 필요가 있었을까요?

또, 거대한 토쿄의 크기에 어울리지 않게 그들은 헤어졌다 만났다를 별 어려움 없이 자연스럽게 반복하고 있는데, 하나짱이 자신의 옛 집에서 긴짱을 다시 만나게 되고, 긴짱은 병원에서 자신의 딸 키요코를 만나고, 미유키짱은 지하철에서 아버지를 만나게 되죠. 이 모든 게 우연히 일어난 것이라는 것을 상기해본다면 토쿄는 이들에게 너무 작은 무대였던 것 같습니다.

가짜 아기 엄마가 나타나면서 박진감이 살아나 가슴을 뛰게 만들었고 귀여운 아이를 둘러싼 이야기가 매우 재미있었지만 지나치게 희극적인 캐릭터들의 대사와 행동이 강조되고 우연적인 사건들이 툭툭 튀어 나와 노골화되면서 '재미'쪽에 무게가 쏠리다 보니 전체적으로 좀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콘 사토시 감독의 21세기 영화 두 편은 모두 그런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천년 여우] 역시 꽤 아이디어 넘치는 상상의 판타지를 보여주고 있으면서도 취재를 나간 두 사람이 할리우드액션을 번갈아가며 해대는 바람에 마이너스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되거든요. 물론 그렇기 때문에 더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사족: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었던 미유키짱의 목소리는 [스카이 하이]에서 비참하게 죽는 역으로, [아즈미]에서는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다행히도 끝까지 살아남는 역으로 나왔던 오카모토 아야가 맡았는데 목소리나 얼굴이나 모두 예쁩니다. 오드리 또뚜에서 슬슬 이상형을 바꿀 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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