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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La Dolce Vita,19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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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5:59 조회2,8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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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cevita.jpg1960년작.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아니타 에크버그, 아누크 에메, 이본느 퍼노, 마갈리 노엘 출연

오래된 흑백 필름의 독특한 색체가 더욱 아름다웠던 펠레니의 [달콤한 인생]에 대한 느낌을 [오디오필]에 기고된 장진수 님의 글로 대신합니다.

영화가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시대를 가장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식을 하고 있든 아니든 우리들의 자화상을 있는 그대로 그려 낸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관심과 비판의 대상이 된다. 1960년 이탈리아. 그 당시 그 곳의 사람들이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무엇을 기다리며 살았는지는 영화「달콤한 인생 La Dolce Vita」을 보면 알 수 있다.「달콤한 인생」은 물질 세계에 빠져 있는 인간들의 퇴폐상을 주제로 하고 있는 다분히 교훈적인(진부하기까지 한) 성격의 작품이다. 이탈리아의 ‘경제 기적’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가치 없는 가치관의 혼잡에 대한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 감독의 서사적인 탐구였다.

줄거리

오프닝 장면은 종교를 상징하는 그리스도 동상이 헬리콥터에 매달려 로마 시가지 위를 지나가는 신인데, 이 장면은 바로 신이 떠나가 버린 현대 문명 사회를 암시한다. 로마 상공을 나는 그리스도 동상의 이미지가 지옥의 신 메두사를 암시하는 듯하다. 조금은 그로테스크한 첫 장면에 이어 상류 사회의 타락한 삶을 관찰하고 스캔들 기사를 쓰는 기자 마르첼로의 갈피를 못 잡는 듯한 행적이 펼쳐진다. 매춘 소굴에서의 난잡한 동침, 헐리우드 글래머 여배우와의 밀회, 가장 믿었던 친구의 어이없는 자살, 아버지의 출현과 나이에 걸맞지 않는 역겨운 행동, 음란한 상류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 등등. 마르첼로가 몰입하는 유희는 단지 인간 존재에 대한 공허함과 의미 없음을 채우기 위한 행사일 뿐이다. 쾌락의 절정을 맞은 후에 그들은 항상 불쾌한 상실감만 느낄 뿐이다.

영화의 작업 표제가 ‘서기 2000년의 바빌론’으로 명명되었듯이 이 영화는 바티칸에 대한 노골적인 적의가 표현되어 있고, 로마 사회의 치부와 스캔들이 적나라하게 다뤄지기 때문에 개봉 당시 굉장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끊임없는 권태와 자기 혐오, 삶에 대한 환멸 속에서 마르첼로는 나름대로 의미 있는 것들을 찾아 나서지만 끝끝내 ‘그 무엇’을 찾아내지 못한다. 그의 영혼은 마침내 해변가에서 순결한 처녀 파올라의 모습을 발견하고 구원을 받는 듯하지만 그 구원의 여인이 보내는 메시지가 그에게는 전달되지 않는다. 손짓하며 소리치는 그녀의 목소리가 바람에 의해 모두 삼켜져 버린다. 마르첼로는 이미 ‘달콤한 인생’에 안주하며 탐닉해 있다. 그에게 더 이상 구원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달콤한 인생’의 위기와 영혼 구원의 메시지 담아

「달콤한 인생」은 로마 상류 사회의 퇴폐상을 단순히 묘사·비판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다. 이 작품은 문명의 이기를 마음껏 누리는 현대인들의 달콤한 인생에 대한 위기를 전달함과 동시에 그 너머에 있는 ‘영혼 구제’를 강력히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메시지는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이「길」,「카비리아의 밤」등에서 꾸준히 추구해 온 테마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그래서「달콤한 인생」은 단테의「신곡」을 패러디한 작품이라고도 일컬어진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달콤한 인생」은 기본적으로 ‘가톨릭 영화’인 것이다.

밀라노의 어느 극장에서「달콤한 인생」이 처음 상영되었을 때 감독 펠리니에게는 모멸스러운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부끄러운 줄 알아, 당신은 이탈리아를 볼셰비키의 품안으로 내던지려 하고 있다.”
보수적인 국회 의원들은 이 영화를 로마 의회에서까지 문제 삼았고 상영 금지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펠리니는 말한다.
“사람들은 환호했고 반면에 야유하기도 했다. 야유의 반응은 이 영화가 그들에게 친숙하지 못한 탓이었다. 내 영화는 감상성이나 자존심이 없는 악덕을 묘사한 영화였다. 이것은 절망한 자의 영화이며 내 자서전이기도 하다. 나는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마르첼로 그 자체이다.”

그는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물에 빠져 죽을 위험에 처한 사람이라면 그에게 양심의 가책 따위를 생각할 여유는 없는 법이다. 그는 도움을 청하기 위해 비명을 지른다. 영화 전체는 한마디로 도움을 구하는 절규의 목소리다.”

감독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마르첼로와 니노 로타와의 만남

펠리니의 곁에는 언제나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와 니노 로타가 있었다. 마스트로얀니는 예민하고 불안정한 지식인 마르첼로 역을 맡으면서 부조리를 짊어진 현대인의 모습을 너무나도 생생하게 반영했다. 펠리니는 마스트로얀니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는 친구이자 동반자였으며 나는 그를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직업적인 역량 뿐만 아니라 내가 여러 가지를 감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 많은 신뢰감을 주었던 그의 태도는 실제로 나에게 절대적인 도움을 주었다.”
펠리니의 자서전적인 성격은「달콤한 인생」에서 마스트로얀니로 인해 특히 더 부각되게 된다. 마스트로얀니는 서사의 흐름을 해석해냈고 그의 생각은 감독의 그것과 일치했다.

또 한 사람 니노 로타는 펠리니의 많은 영화들의 음악을 담당했다.
“감독이 영화 음악에 대한 이해가 깊은 사람이면 좋은 일을 할 수가 있다. 가장 골치 아픈 일은 음악에 대한 이해가 없는 감독이 ‘이게 내 영화다. 당신은 여기에 음악을 덧붙이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말투로 일을 맡길 때다.”

이렇게 강조하는 니노 로타는 페데리코 펠리니와의 만남은 일생일대의 획기적인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니노 로타의 음악은 사랑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선율, 경쾌하고 풍자 섞인 리듬 속에 처절한 슬픔이 감춰져 있다. 전위적이며 기계적인 음악이 아니라 목가적인 분위기가 중심을 이루는 것이 니노 로타의 특색이었고 이는 바로 인간 구제와 상호 연결을 강조하는 펠리니 감독의 영상과 그대로 일치하는 것이었다.

인간 구원에 대한 불신과 묘연해진 신의 행방 추구

감독 페데리코 펠리니는 ‘영화의 교과서’이자 ‘20세기 최고의 영화 감독’이다. 네오 리얼리즘의 방법이 주는 사회적 관심과 거기에 따른 휴머니즘, 그리고 그의 가정과 교육에서 유래하는 가톨릭교의 영향을 그대로 영상에 옮겨 놨다. 펠리니의 영화에서 그려지는 휴머니즘과 가톨릭교의 상충은 그의 작품에 내면적인 깊이를 주며 그의 모든 작품이 결국은 인간 구원의 테마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설명해주었다. 현실을 인간의 밖에 있는 것, 객관화된 단순 표상으로 취급하지 않고 인간의 내부에까지 확대시키고 체험에서 생기는 내적 현실의 변화를 영상으로 표현해낸 사람이 바로 펠리니다.

펠리니는 오늘날 기독교가 말하는 인간의 구원을 믿지 않으며, 오히려 신 없는 부정적 상황을 파고들어 역설적으로 신의 행방을 추구했다. 묘연해진 신의 행방을 추구한 것이다.

그는 말한다.
“현실과 기억, 꿈과 사실, 역사와 상상의 경계에 관한 의문을 폐지하자.” 펠리니는 당당하게 미로를 선택하고 기꺼이 그 곳에 자신의 예술적 신념을 내던졌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영화 중 하나가 바로「달콤한 인생」인 것이다.

장진수 - 자유 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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