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포다노 Ultimo capodann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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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6:00 조회2,46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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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작. 마르코 리시 감독, 맥스 매조타, 마르코 지알리니, 모니카 벨루치 출연
새해를 맞이하는 작은 마을의 아파트에서 온갖 엉뚱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바람핀 남편에 복수를 하려는 길리아(모니카 벨루치 역)는 한 해의 마지막 날 밤 친구들을 초청해 파티를 엽니다. 그 중에는 남편의 바람 상대 여자도 포함되어 있죠. 같은 아파트에 타지에서 건너온 사기꾼은 상류층 파티에 참가하며 단물을 빨아 먹으려는 음모를 꾸밉니다. 다른 층에는 집안에서 벽을 뚫어놓고, 거대한 공사장을 연상케 하는 곳에서 기괴한 폭발물을 다루는 사람들이 삽니다. 또 다른 층에는 변태성욕자가 들이닥친 강도들과 실랑이를 벌이죠.
상류층 파티에 참가했던 인간의 계획은 갑자기 축구 서포터스로 생각되는 친구들이 찾아오게 되면서 무너지고, 이들은 요란스런 파티에 피해를 입은 맞은 편 저택의 사람들과 총격전을 벌입니다. 당황스럽고 충격적인 살육이 벌어지고 화면 가득 피가 튀깁니다. 이성을 잃은 길리아는 남편의 가슴에 작살총을 쏴버리고 파티는 엉망이 됩니다. 마스카라가 흘러내린 채 무표정한 얼굴로 TV를 바라보는 길리아의 뒤로 온몸에 피가 묻은 남편이 쓰러집니다.
마약중독 내지는 피해망상증에 걸린 채 아파트 지하에서 폭발물을 연구하던 사내는 방 문 밖으로 나갔다가 자신의 가족을 경찰들로 오해하고 황급히 돌아와 난로 속에 폭발물을 던지죠. 맞은 편 저택의 할아버지가 총을 잘못 발사해 손목이 부러지고, 부러진 손목이 접시에 다른 음식물들과 조용히 놓여 있음을 특이하게 바라보는 손녀의 눈이 휘둥그레질 무렵, 아파트가 폭발하죠.
마지막 인간들의 이 우스꽝스런 최후는 거대한 버섯구름으로 이어집니다. 전쟁도 아니고, 폐허가 된 아파트의 잔해에서 벽돌을 밀어내고 장엄하게 등장하는 살아남은 사람은 다름아닌 피해망상증 사내였습니다. 마치 폴란스키의 [피아니스트]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폐허가 된 아파트의 잔해의 한복판에 서있는 그의 모습은 이 영화가 풍자도 보통 풍자를 하고 있는 게 아님을 보여줍니다.
시종일관 웃음짓게 만들고 코메디적 아이디어가 빛나면서, 각 인물들의 스토리가 절묘하게 연결되고 있어 특이하고도 재미있는 블랙코미디를 본 느낌입니다. 옥상에서 떨어뜨린 TV를 머리에 정면으로 맞아 브라운관 안으로 들어가버린 아이라든지, 손목이 잘려 피가 솟구치는 장면이라든지, 작살총이 가슴을 관통한다든지 하는 장면들이 충격을 주고 있지만, 반대로 길리아 어머니가 등장하는 장면처럼 환타지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것은 묘한 영화라는 생각을 주고 있습니다.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날밤 아파트에 머물렀던 인간 군상들의 여러가지 잡다한 모습들을 뒤로한 채 자전거를 타고 아무도 없는 도로를 질주하는 사내의 마지막 장면은 여러가지로 해석이 가능하고, 매우 재미있고 매끄러운 영상 못지않게 사회를 비판하는 여러가지 장치들이 노련해 보였다는 점에서, 마르코 리시 감독의 영화는 처음 접했는데, 독특한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감독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겠습니다.
사족: 국내에서 상영되면 흥행이 보장 될만한 몇 안되는 이태리 영화로 생각합니다. 모니카 벨루치의 초반 나체 장면과, 후반부에 약간의 잔인한 장면들이 거부감을 줄수도 있겠지만, 작품성이 뛰어나 대체적으로 돈내고 봐줄 정도의 합의는 가능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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