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카드 **1/2 > 예전리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예전리뷰

와일드 카드 **1/2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5:47 조회2,440회 댓글0건

본문

wildcard.jpg2003년작. 김유진 감독, 정진영, 양동근, 이도경 출연.

순도 100%의 형사들 이야기.

한국 남자들의 세계, 저도 남자지만 참 욕들 많이 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폭력도 많고, 자기들끼리 써먹는 은어도 많으며, 지하 세계나 경찰들 세계나 바닥이 지저분하고, 거칠고, 험하여 순수나 동화, 아름다움 등을 가꿀 겨를도, 접할 기회도 없긴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그들은 모두 거칠어진 세상의 부속품일 뿐이죠.

여기 용감한 경찰들이 있습니다. 오늘도 참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악당들 잡는데 여념이 없으시군요. 일명 퍽치기라 불리는 양아치들도 나오는 군요. 나이트클럽에 사투리 쓰는 도상춘 형님도 계시고, 당구장의 양아치들도 보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용감한 오형사와 방형사를 형님이라고 깍듯이 모시네요.

4인조 날양아치들이 밤길에 혼자 다니는 사람들을 죽이며 강도짓을 하는데, 정말 나쁜놈들입니다. 경찰이 이런놈들 몇명 잡으러 다니는데 모든 힘을 다 써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안타까울 정도죠. 그들의 안타까움은 그것대로 놓아두더라도 영화의 재미 부분에서는 어떨까요? 기본적으로는 평범합니다. 영화 내내 이 4인조 범죄자를 제외하곤 모든 양아치들은 '귀여운 반항아' 정도로 그려지고 있는데, 이건 한국영화의 고질적인 문제로써 쉽게 고쳐지지 않는군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연기 못하는 건달형사 우형사는 한 초인적인 살인마를 쫓아 다니는 단순무식 자칭 협객이었습니다. 그 영화는 인간의 탈을 쓴 두 초능력자들의 대결로 요약될 수 있었죠. 그런데 [와일드 카드]는 약간의 뒷배경을 장식해 놓음으로써 신출귀몰하는 범죄자와 '지구 끝까지 가서라도 범인을 꼭 잡고야 말겠다는 하면 된다, 안되면 되게하라 정신'의 대결로 요약 되었던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살인의 추억]의 이데올로기를 완화 시키려 했습니다. 장칠순, 기주봉, 10년넘게 형사생활 하며 산전수전 다 겪은 두 사람의 힘겨워 하는 모습이나, 오형사의 아내를 담은 두개의 씬, 감식반의 강나나 형사와의 로멘스 등이 그것이죠.

형사들의 세계는 험합니다. 강도들 잡으러 다니다 생긴 생리적 현상이겠죠. 그래서 영화속의 형사들은 거칠은 자신들만의 세계를 드러내는 데 별로 망설임이 없습니다. 그것이 그들의 이야기가 영화적인 소재로 많이 쓰여지는 이유입니다. 이미 많은 형사 영화들에서 우린 그들의 행동과 은어를 거의 통달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들이 왜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지, 왜 사회의 정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존심을 위해서 범인을 쫓아 다니는 것인지, 구역을 놓고 왜 형사들끼리 서로 다투는지, 이미 알 건 다 알았다는 것이죠.

충무로와 관객이 이런 이야기가 더이상 새롭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기 전까지 앞으로 몇편의 형사 영화들이 더 나올 겁니다. [공공의 적]에서처럼 형사의 적나라한 파괴적 욕들이 앞으로도 들려올 것이며,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처럼 적나라한 욕들 뿐만 아니라, 사실감과 현장감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시도도 계속 될 것이며, [살인의 추억]에서처럼 다양하고 적나라한 파괴적 욕들과, 사실감과 현장감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시도들 뿐만 아니라, 경찰세계의 역사적 사건과 내막까지 보여주는 교육적 표현도 계속될 것입니다.

사족 : 감찰부였던가요? 그들이 왜 총을 함부로 다루냐며 형사들에게 한마디씩 하는 그 틀에박힌 대사는 [와일드 카드]의 치명적인 애러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directors.co.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