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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광대들의 꿈 ***1/2 간과 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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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5:34 조회2,79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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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들의 꿈>

dreamclowns.gif1996년작. 송일곤 감독, 35mm, 8분, 흑백.

영화가 시작되면 벌판에 어릿광대 복장을 하고 있는 서커스 단원이 보입니다. 그는 사라져가는 그 무엇을 상징하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벌판에서 외발 자전거를 타다가 잠들어 버리는 그는 갖가지 종목들을 연습하는 무대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시적 다큐멘타리, 줄거리와 관찰자로써의 작가의 감상이 들어가 있는 이 짧은 8분짜리 다큐는 송일곤 감독의 데뷰작이자 폴란드 영화학교에 다니던 1996년도에 서커스를 배우는 학생들과 동고동락 하면서 찍은 대단히 매혹적인 작품입니다.

작품의 배경으로 사용되는 음악은 완성도가 뛰어나며, 음향은 매우 적절하게 각 위치에 놓여져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깔끔하게 처리되어 있는 장면간에 연결이 돋보이는데 폴란드 스텝진들의 솜씨로 보여집니다. 서커스를 배우는 학생들의 감정과 감독의 시선이 조화를 이루고 있고 제목과 같은 그들의 꿈이 작품 전체에 아늑하게 서려들고 있었습니다.

감독은 인터뷰에서 작품에 참여했던 서커스단이 촬영이 끝난지 2년후에 문을 닫았으며, 그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보고 싶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언급을 듣고나서 다시 작품을 보니 [광대들의 꿈]에 드리워진 그들의 강렬한 긴장과 열정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광대들의 꿈]은 좋은 영화입니다. 
 
 
 
<간과 감자>

liverpotato.jpg1997년작. 송일곤 감독, 35mm, 22분, 칼라, 에드바르드 젠타라, 레섹 젠타라 출연.

송일곤 감독이 폴란드 영화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만든 2번째 작품. 스스로 밝히듯이 학생으로썬 감당하기 어려운 작품의 성격과 기간 때문에 잘 조직화된 제작 인원과 출연진이 필요한 점을 감안했을 때 그에게는 미학적 감각을 담아낼 그릇을 꾸미는 데에도 상당한 능력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불특정한 시대(우화적 성격을 위한 매우 훌륭한 판단이었음)에 동유럽의 어느 나라로만 규정된 곳. 내전 중이라 매우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 배경을 가진 이곳에서 아벨은 동료들과 함께 공개 처형됩니다. 형 카인이 동생의 시체를 찾았을 때 뜻밖에도 아직 살아 있음을 발견하고 아무도 모르게 의사에게 데려갑니다.

반군에 속해 있는 의사는 살아날 희망이 별로 없어 보이는 아벨의 간을 다른 사람에게 이식해주고 대신 감자를 가져갈 것을 권유하는데 고민하던 카인은 배고픔과 불안 속에 사는 가족을 떠올리게 되고 끝내 그 제안을 수락하게 됩니다.

가족과의 만찬이 있던날, 아벨이 식탁에 나타나 카인이 따라주는 물을 마신 뒤 미소 지으며 홀연히 사라집니다. 천정에선 물이 떨어지고 카메라는 복잡한 심경 속에 침묵하는 카인의 얼굴을 빠르게 잡아냅니다. 송일곤 감독의 탁월한 재능이 엿보이는 장면이자 깊은 여운을 남기는 미적 성취의 최고 장면이었습니다.

전체 화면은 매우 세련되고 카메라의 움직임은 물 흘러가듯 자연스러웠으며 배우들은 빼어난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감독인 송일곤을 비롯한 이 영화의 제작진들은 모두 훌륭한 영화 자원임이 틀림없습니다. 한국 감독에게서 이런 영화가 나왔다는 것은 주목할만한 사건입니다. 장면 하나 하나에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놀라운 영화지요.

바노와영화에서 주목하는 3명의 한국인 감독은 이광모, 송일곤, 장윤현입니다. 이들은 잔꾀를 부리거나 말장난으로 스크린을 도배하지 않으면서 우리 주변에 혼란스럽게 놓여 있는 모든 것들을 향해 끊임없이 관심을 보이며 영상화를 추구하는 창조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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