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 김봉두 - 조폭은 절에 가고, 선생은 산골에 가고... ** > 예전리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예전리뷰

선생 김봉두 - 조폭은 절에 가고, 선생은 산골에 가고... **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5:39 조회2,732회 댓글0건

본문

kimbongdu.jpg2003년작. 장규성 감독. 차승원,성지루 출연.

김봉두 선생은 속물중에 속물입니다. 제가 순진해서인지 몰라도 돈봉투가 아직도 있는지는 몰랐습니다. 아이를 때린다고 투서를 올리는 학부모나 그것 때문에 사직서를 써야 하는 선생님들이 아직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무튼 선생 김봉두는 강원도 학교에 내려가 순진한 그곳 학생들과 주민들로부터 충분히 가르침을 받아야 마땅한 인물로 설정됩니다.

영화의 관심은 모두 김봉두 선생이 산골로 들어가 어떻게 행동하며 웃겨줄지에 모아졌습니다. 영화의 결론은 너무 뻔한 것이니까요. 아이들에게 감동받고 속물 근성을 조금이라도 버리게 된다는 것은 처음부터 배역을 그렇게 정할 때부터 이미 알 수 있는 것이었지요.

우리의 봉두 선생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습니다. 교육자로써의 인품은 온데간데 없고 아이들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킵니다. 결제 해야할 카드빛 때문에 5명밖에 되지도 않는 마을의 학부모들을 찾아가 노골적으로 돈봉투를 요구합니다. 학교를 폐교 시키기 위한 작전도 돌입 하지요. 그래야 하루빨리 서울로 다시 오게 될테니까요.

이런 모든 것들이 한번 웃겨주려고 작정한 선생이 한 짓입니다. 그렇습니다. 관객은 한번 웃어주면 그만입니다.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들였으니 그만큼 재미를 줘야 겠지요. 그런데 영화는 아주 슬픕니다. 코메디언이 적성에 맞는 한 불량 선생 때문에 아이들은 상처를 받고 부모들은 애를 태웁니다. 얼굴도 씻고 다니지 않는 듯한 학교 소사는 멍청하게 나오고 담배 팔던 최노인은 왜 여태까지 이렇게 살았나 하는 후회를 안고 김봉두에게 글을 배웁니다.

여긴 원시인들이 사는곳이라 이들이 자랑할 만한 것은 순진함과 정 뿐입니다. 아무리 김봉두가 강원도 산골로 내려와서 변했다 하더라도 그는 다시 서울로 가야합니다. 이 산골 마을은 김봉두와 감독과 스텝과 관객들과 평론가들에게 그냥 구경거리일 뿐입니다. 아무리 순진하고 착하고 정이 많고 사랑스러워도 그들 곁에서 평생 살고자 하는 사람은 본인들 외엔 없습니다.

강원도 산골의 이 아이들은 [선생 김봉두]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요? "우리가 사는 것을 잘 묘사했네" 이럴까요? 아마 그들중 대부분은 영화에 관심이 없거나 보지 못할 것 입니다. 그들은 충무로의 영화속에서 구경거리로 전락한 불쌍한 존재들일 뿐입니다. 만약 우리가 영화속의 산골 아이들처럼 살았다면 [선생 김봉두]를 보고 웃을 수 있는 장면이 과연 있을까요? 김봉두를 보고 웃을 수 있는 것도 우리가 김봉두처럼 살기 때문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directors.co.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