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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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5:28 조회2,36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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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작. 이정향 감독. 김을분, 유승호 출연.
영화 중간쯤에 보면 상우가 시장에서 돌아오는 할머니를 버스정류장 앞에서 기다립니다. 곧 버스가 도착했지만 어떤 할아버지 한 분만 내리시는 거에요. 상우는 실망했고 뒤돌아서려는데 되돌아가는 버스 옆으로 먼지가 뿌옇게 날리더니 할머니가 천천히 걸어오십니다. 할머니는 틀림없이 정류장에 도착하기 전에 운전기사에게 10미터 전에서 미리 내려달라고 한 게 틀림없어요. 아마 상우가 가지게 될 심경의 변화를 극대화하기 위해 할머니가 머리를 쓴 모양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감독이 관객을 우습게 본 거지요.
이 도시 아이는 처음부터 너무 심합니다. 아무리 버릇없이 자란 애라 하더라도 할머니보고 처음부터 병신 운운하며 무시하지는 않아요. 처음 본 할머니라 긴장도 되고, 그래서 한동안 말 안하고, 지저분한 집에서 살기 싫어하고, 밥도 더러워 보여서 먹지도 않고, 그냥 좀 낯선 시골의 밤이 무섭고 그런 것은 있을지 몰라도 처음 만나자마자 할머니를 벙어리라고 병신이라고 하지는 않는다는 거지요. 영화 마지막에 할머니와 헤어지게 되면서 나누게 될 감동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영화 처음부터 감독이 작정을 한 겁니다.
이 영화의 경우 감독이 이 주제를 바라보는 의도성에는 의심할 바 없이 찬사를 보냅니다. 하지만, 세련되게 다루는 데는 실패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상우는 결국 떠납니다. 잠시나마 있어서는 안 될 곳에 있었고 할머니와 정도 싹텄지만 결국은 몇 주 동안의 고달픈 추억을 간직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오죠. 할머니는 그냥 다시 혼자 살아야 됩니다. 할머니의 생활은 그냥 구경거리일 뿐이죠. 영화를 보고 감동받았다고 해서 도시의 어린이들이 할머니의 생활을 이해하지는 못해요. 여전히 우리의 눈에 할머니는 불쌍해 보일 뿐입니다.
* 저라면 이렇게 만들겠습니다. 상우는 처음 본 할머니를 약간 경계하면서 선뜻 마음을 열지 못합니다. 집안에서의 따분하고 답답한 생활을 하다가 외부의 시골 친구들을 만나게 되죠. 시골 친구들은 [집으로]에서처럼 이 생활에 만족하는 게 아닙니다.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고 도시생활도 그리워하죠. 상우 또한 마찬가집니다. 매우 낯설지만 도시에서 느끼지 못하는 점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상우 뿐만 아니라 관객 자신들도 할머니와 조금씩 친하게 되고 할머니도 상우도 그리고 동네 사람들도 단지 구경거리가 아닌 우리의 실제 문제로 와 닿아야 하겠지요. 그렇게 하려면 도시에 사는 사람은 무조건 많이 알고 똑똑하며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단지 착하고 정만 있을 뿐이라는 공식부터 없애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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