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가 사라졌다 *** 아름답다**1/2 포도나무를 베어라 **1/2 괜찮아, 울지마 *** > 예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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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사라졌다 *** 아름답다**1/2 포도나무를 베어라 **1/2 괜찮아, 울지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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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8:19 조회2,8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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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jpg아름답다 2007 ★★1/2
전재홍 감독. 차수연, 이천희 출연.



 

grapevine.jpg포도나무를 베어라 2006 ★★1/2
민병훈 감독. 서장원, 이민정, 기주봉 출연.

 



not_cry.jpg괜찮아, 울지마 2001 ★★★
민병훈 감독. 무하마드 라히모프 출연.





disappeared.jpg세 번째 시선 - 소녀가 사라졌다 2006 ★★★
김현필 감독. 황선화 출연.





세 번째 시선 - 잠수왕 무하마드 2006 ★★
정윤철 감독.

세 번째 시선 - 험난한 인생 2006 ★★
노동석 감독.

세 번째 시선 - 당신과 나 사이 2006 ★★
이미연 감독. 김태우, 전혜진 출연.

세 번째 시선 - Bomb! Bomb! Bomb! 2006 ★★
김곡, 김선 감독.

세 번째 시선 - 나 어떡해 2006 ★★
홍기선 감독. 정진영 출연.



배경과 주제가 이질적인 작품을 무작정 묶어봅니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영화를 연상케 하는 민병훈 감독의 <괜찮아, 울지마>, 옴니버스 기획 작품 <세 번째 시선>의 6개 단편 중 단연 발군인 김현필 감독의 <소녀가 사라졌다>, 김기덕의 영향력이 느껴지는 전재홍 감독의 <아름답다> 이렇게 세 편입니다.

<괜찮아, 울지마>는 우즈베키스탄을 배경으로 무하마드라 불리는 한 청년의 거짓과 불안감을 둘러싼 간단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감독의 최근작 <포도나무를 베어라>와 함께 아직 성숙하지 못한 한 개인의 욕망과 그것으로 인한 두려움에 관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란 죽는 날까지 완전할 수 없는 존재겠죠. 날마다 넘어지고 부러지면서도 그걸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게 우리들의 삶인 듯합니다. 성장기를 벗어났다고 하여 누구나 남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는 현자가 될 수는 없다는 걸, 영화는 바위산에서 돌을 깨고 옮기는 노동으로 하루하루 더 배워가는 무하마드의 할아버지를 통해 보여줍니다. 약하고 불완전한 인간의 존재가 종교적인 수행을 통해서 극복되거나 보다 완전해 질 수 있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 역시 <포도나무를 베어라>를 통해 확신할 수 없다고 부정하면서, 민병훈 감독은 사랑이나 용서 수행과 같은 거창한 것이 아닌, 부딪치고 깨지면서도 바로 일어서고 깨닫는 작은 일상의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새삼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새출발한다는 것, 떠난다는 것, 그것은 여태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초월한 거대한 다짐일 수 없다는 것이죠. 그러나 그런 일어섬도 때론 자신을 둘러싼 외부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스타일이 많이 다른 <아름답다>는 사회적 관심사로 나아간 작품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연예인으로 착각할 정도로 미모에 자신이 있는 한 여성의 모욕적인 사회적 수난을 그리고 있죠. 이 불행해진 여성과 주변 남자들의 이야기가 마냥 딴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볼 수 없다는 점이 일단 마음에 걸렸습니다. 곳곳에서 보이는 과장과 비약 때문에 좀 세련되지 못하고 거친 작품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영화가 문제 제기하는 현실이 숨겨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선과 악이 혼재된 집단 사회에서 겪는 선한 개인의 고통은 그 곤란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싸워서 결국은 한 단계씩 전진하는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무균질의 사회로 당장 갈 수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그렇게 해야겠죠. 그러나 결국 여성이 이 영화에서처럼 정상적인 삶을 잃고 미쳐가다가 모든 것을 버리는 선택을 하게 된다면, 그녀를 고통으로 몰아간 주변인들에겐 사회적으로 버림받은 여성 개인의 고통 그 자체를 무심하게 바라보는 것 외에 그들에게 어떤 죄책감이 남을 리 없습니다. 그런 상황은 계속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그때마다 발생하는 희생자는 힘없이 사라질 텐데요. 결말과 관련해서 아쉬운 점입니다. 아쉬운 건 또 하나가 있는데, 명확한 주제를 따라 일직선으로 가는 작품이다 보니 차수연과 이천희가 연기한 인물이 생동적으로 묘사되지 못하고 장면마다 좀 기계적인 연기를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 점입니다. 굳이 소리 내 울거나 화를 내지 않아도 희로애락이 마음 안에서, 얼굴빛으로 표현되고 그것을 카메라로 포착할 수 있었다면 좀 더 여인과 순경의 처지에 공감하는 관객이 늘어났을 것 같네요.

비록 나이가 어리고 연기 경험도 별로 없는 황선화 양이 연기한 <소녀가 사라졌다>는 그런 의미에서 저에겐 좀 더 좋은 영화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연기에서도 시나리오에서도 영화에 여유가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시골의 한 소녀 가장이 미처 세상의 편견을 딛고 남들과 같은 세상으로 들어서기도 전에 어디론가 사라지게 됐다는 이 짧은 우화는, 자신의 모자람과 순진함을 탓하며 팔목에 파란 볼펜으로 쓴 원조교제 대상 남자의 연락처를 지운 소녀가 자신과 인연을 맺고 있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에 둘러싸인 채 그 환경으로부터 실수로 혹은 고의로 벗어나 다시 인간이 되기 이전의 세계로 돌아가 버리는 선택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하지만 <아름답다>에서의 여인과 달리 이 소녀는 자신의 삶을 파괴하고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무서워하지 않았고 고통스러워 하지도 않았습니다. 전기가 끊긴 집에서도 홀로 촛불을 켜놓고 좋아하는 오빠에게 줄 선물을 생각하다 조용히 잠에 드는 순수하고 밝은 소녀일 뿐이었죠. 부끄러움과 후회의 짐은 소녀 주변인들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힘든 것은 그들이지 모든 짐을 털어버리고 사라진 소녀가 아닙니다. 어쩌면 그곳이야말로 소녀가 원했던 진정한 사랑이 살아 숨 쉬고 꿈틀거리는 정상적인 세상일 수도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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