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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일본영화들 - 바이탈, 갈매기 식당, 내일의 나를 만드는 방법, 히어로, 개와 나의 10가지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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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8:20 조회3,5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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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부터 끝까지 스포일러로만 구성돼 있는 리뷰입니다. 요즘 작업 중인 일본영화연구의 원고 중 일부이므로 혹시라도 퍼나르실 때에는 꼭 바노와영화 출처를 밝혀주세요 *


바이탈 ヴィタ-ル: Vital 2004 ★★★

vital.jpg쯔카모토 신야 감독. 아사노 타나노부, 쯔카모토 나미, 키키, 쿠니무라 준 출연.

교통사고로 기억을 모두 상실한 의대생 타카기(아사노 타다노부)는 새로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학교 근처에 방을 얻어 집을 나온다. 기억이 되돌아오기를 기대하며 학교생활에 전념하던 그는 자신을 먼발치에서 항상 지켜보던 여학생인 요시모토(키키)의 시선을 느끼게 된다. 요시모토는 말없이 공부만 하던 타카기를 사랑하고 있었다. 타카기는 어느 날 해부학 실습에서 젊은 여성의 사체를 해부하다 그녀가 자신과 함께 드라이브를 하다 사고로 죽은 옛 애인 료코(쯔카모토 나미)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조각나 있던 기억의 파편들이 하나 둘 되살아나 이어지면서 불안감을 견디지 못하던 타카기는 어렵게 료코의 부모를 찾아 그녀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된다. 자신의 몸을 기증하길 원했던 료코는 식물인간 판정을 받은 뒤 얼마 후 숨을 거뒀는데, 그녀를 잊지 못하는 타카기는 그 후로 누구보다도 정성스럽고 꼼꼼하게 료코의 몸 각 기관을 해부하며 그녀와의 추억에 젖어들게 된다. 어느덧 4개월간의 해부학 강의가 끝나간다. 타카기와 같은 조에 있으면서 그의 행동을 지켜봤던 요시모토는 그가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기다리다 지쳐 자꾸만 집착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타카기 역시 료코 몸의 해부에 매달리다 점차 광적으로 변해가며 동료를 부담스럽게 한다. 시간만이 유일한 해법이었다. 마침내 실습을 끝내고 료코를 온전히 보내주기로 한 날이 다가온다. 입관식과 화장식을 끝낸 타카기는 요시모토에게 사과한다. 그리고 의사 공부를 관두기로 한 결정을 철회한다.


갈매기 식당 かもめ食堂: Kamome Diner 2006 ★★★1/2

kamome.jpg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코바야시 사토미, 카타기리 하이리, 모타이 마사코, 모타이 마사코, 자코 니에미, 타리아 마르쿠스 출연.

여기는 핀란드. 갈매기라는 이름의 식당을 차린 일본인 사치에(고바야시사토미)는 오늘도 손님을 받지 못한 채 빈 가게에서 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 만화광인 한 청년(자코 니에미)이 들어와 커피를 주문하는데, 그는 갈매기 식당의 역사적인 첫 손님이 된다. 그가 좋아하던 갓차맨 가사를 몰라 대화를 계속할 수 없었던 사치에는 저녁에 거리의 서점에 들렀다가 그 만화를 잘 알고 있던 한 일본인 여행객 미도리(카타기리 하이리)를 만나게 되면서 그를 집으로 초대해 친분을 쌓는다. 갈 곳이 없던 미도리는 급료가 없어도 좋다며 식당에서 일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두 명이 일하게 된 갈매기 식당. 갓차맨 청년 토미는 첫 손님이 된 이후 날마다 그곳에 들러 커피를 마시고 간다. 커피를 잘 만드는 한 남자가 찾아오기도 한다. 그는 손님으로 왔다가 오히려 사치에한테 커피를 만들어주고 가는데, 그 맛에 자극받은 사치에는 하루종일 맛있는 커피 끓이기에 매달린다. 시장에 다녀온 미도리는 일본 전통 주먹밥 말고 이곳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주먹밥을 팔면 좋을 것 같다며 각종 재료를 들이밀지만 맛있는 주먹밥 만들기에는 실패한다. 그대로 판매를 할 순 없었다. 다음날은 특별히 빵 만들기에 도전하는데 매일 지나가기만 하던 할머니들이 좋은 냄새를 맡고 찾아온다. 손님다운 손님으로는 처음인 셈. 그녀들도 곧 식당의 단골이 된다. 이젠 손님이 제법 늘었다. 어느 날 짐이 도착하지 않고 있다는 한 사연 있는 여인(모타이 마사코)이 며칠째 밖에서 식당을 노려보기만 하던 한 핀란드 여인(타리아 마르쿠스)의 사연을 들어주고 간호해주면서 갈매기 식당과 인연을 맺는다. 이제 일하는 사람은 3명. 마사코라는 이 여인은 핀란드인이 여유롭게 사는 이유가 숲 때문이라는 토미의 얘기를 듣고 곧장 숲으로 가기도 한다. 하루는 마사코가 처음으로 주먹밥을 주문해 먹자 주위 손님들이 그 맛을 궁금해 했는데, 전에 커피를 끓여주고 갔던 남자(알고 보니 전에 그곳에서 식당을 했던 사람), 남편이 집을 나간 이후 삶의 의미를 잃었으나 마사코의 도움으로 다시 예전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핀란드 여인 등은 얼떨결에 먹게 된 그 맛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어릴 적부터 혼자가 된 아버지가 직접 해준 주먹밥 맛을 잊지 못한 사치에의 사연이 묻어나오는 맛이랄까. 드디어 짐을 찾은 마사코는 그러나 그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닫고 고향으로 돌아가려던 계획을 포기한다. 그리고 핀란드 여인의 남편 역시 집으로 돌아온다. 모두가 행복해진 하루. 오늘따라 손님이 더욱 많다. 성실함으로 이겨낸 외로운 타지 생활. 오늘 사치에의 "어서오세요!" 인사는 더욱 활기차다.


내일의 나를 만드는 방법 あしたの私のつくり方: How To Become Myself 2007 ★★★1/2

how_to_become.jpg이찌카와 준 감독. 나루미 리코, 마에다 아쯔코 출연.

따돌림을 당해 괴로워하던 친구(마에다 아쯔코) 걱정, 밤낮으로 다투던 끝에 이혼한 부모님에 대한 불만 등으로 편치 않은 학창시절을 보내던 쥬리(나루미 리코)는 고등학생이 되어 학교 문예부에 들어가게 되는데, 창작할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아 고민한다. 어느 날 친구와 부모님에게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 쥬리는 우연히 따돌림을 당하던 친구 소식을 듣고는 잘못 보낸 것처럼 꾸며 그 친구에게 문자를 보낸다. 그리고는 하나다가 이름인 그 친구를 히나로, 자신은 코토리라는 인물로 설정해 '히나와 코토리의 이야기'를 창작하기로 마음먹는다. 소설 속의 히나는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사람으로 그려진다. 코토리는 히나에게 연애법과 친구 사귀는 법을 계속 조언한다. 새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 하나다는 쥬리가 전해주는 이야기 덕에 히나처럼 친구들에게 인기를 얻게 된다. 쥬리 역시 자신이 타인에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자신감을 찾아간다. 남자친구도 생기고 즐거운 생활을 하던 하나다는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점차 어떤 게 자신의 진실한 모습인지 혼란스러워 하며 다시 불안감에 빠져든다. 계속 히나처럼 살아갈 순 없었다. 하나다에게 용기를 준 건 그녀의 본래 모습을 더욱 좋아한다며 다가온 남자친구였다. 어렵게 동창생 명단을 뒤져 쥬리의 연락처를 알아낸 하나다는 그녀와 화상통화를 한다. 의외의 연락을 받은 쥬리는 그러나 이야기 속 코토리를 통해 자신의 이상적인 인물을 만들었을 뿐 자신도 가족이 필요하고 친구가 그리운, 외로운 처지라는 사실을 고백한다. 다른 사람처럼 연기하며 살아간다는 것, 공통의 감성을 확인한 이들은 초등학교 졸업식 때 나눴던 소중한 시간을 추억하며 우정을 나눈다. 얼마 후 학교 기념제 대표로 뽑혀 무대에 오른 쥬리는 그때 소설 속 해피엔드의 주인공, 바로 코토리가 된다.


히어로 Hero 2007 ★★1/2

hero_2007.jpg스즈키 마사유키 감독. 키무라 타쿠야, 마쯔 타카코, 오쯔카 네네, 아베 히로시, 이병헌 출연.

우메바야시 라는 젊은 경비원의 상해치사 사건을 맡게 된 쿠리우 검사(키무라 타쿠야)는 곧 우메바야시가 하나오카 의원의 뇌물 사건과 얽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메바야시를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할 증인으로 삼고자 했던 하나오카 의원은 곧 자신이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는 걸 알게 되고 최고 베테랑 변호사 중 한 명인 가모를 고용해 우메바야시를 변호시킨다. 의외의 거물과 맞붙게 된 쿠리오는 검찰의 명예를 걸고 전직 검사 출신이기도 한 가모와의 대결에서 완벽하게 승리하기 위해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 우메바야시가 사람을 해치고 서둘러 달아나다 차로 인도를 파손시켰다는 걸 알게 된 쿠리우는 증거물이 되어줄 차의 행방을 찾아나선다. 그 차는 한국으로 밀매된 상태였다. 쿠리우와 사무관 아마미야(마츠 타카코)는 차를 찾으러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한국 경찰과 함께 며칠째 머물며 수사하던 쿠리우와 아마미야는 강 검사(이병헌)의 도움으로 바다에 버려진 차를 찾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며칠 후 열린 재판에서 그 폐차는 절대적인 증거물이 되지 못한다. 세상은 점점 떠들썩해지지만 수사는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된다. 자신들에게 수사권을 넘기라는 특수부의 압력도 들어온다. 우메바야시가 하나오카를 봤다는 그 시각에 다른 곳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면 하나오카의 알리바이는 깨지는 것이었지만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우메바야시가 일하던 병원 건물의 주차장을 유심히 보던 쿠리우는 마침내 하나오카 의원을 증인으로 출석시키기로 결심한다. 법정에서쿠리오는 그가 병원에 들렀다는 시각에 주차장은 다른 층의 차들을 제외하곤 한 대의 차만 주차할 수 있도록 꽉 차있었고, 그곳은 우메바야시의 차가 차지해야 했기 때문에 직접 차를 몰고 병원에 가서 주차를 했다는 하나오카의 증언은 앞뒤가 맞지 않았다는 점을 밝혀낸다. 동시에 수사팀은 우메바야시가 그 시각 병원과 멀리 떨어진 화재 현장에서 한 시민의 휴대폰에 찍힌 사진을 증거물로 제시하게 된다. 당황한 가모가 패배를 시인하자 우메바야시는 유죄를 선고받게 된다. 마침내 하나오카 의원도 체포되어 더는 빠져나올 수 없는 별도의 수사를 받게 된다. 사건을 멋지게 마무리한 쿠리우와 아마미야는 자주 들르는 식당을 찾아가 한국에서 맛있게 먹었던 청국장을 주문하고는 서로 어색한 키스를 하며 사랑을 확인한다.


개와 나의 10가지 약속 犬と私の10の約束: 10 Promises To My Dog 2008 ★★★

10promise.jpg모토키 카쯔히데 감독. 타나카 레나, 후쿠다 마유코, 카세 료, 토요카와 에쯔시, 이케와키 찌즈루, 타카시마 레이코 출연.

아름다운 도시 하코다테에 사는 평범한 한 가정. 늘 바쁜 의사 아빠(토요카와 에쯔시)와 병에 걸려 가정을 돌볼 수 없는 엄마(타카시마 레이코)를 둔 귀여운 아이 아카리(후쿠다 마유코)는 외로움을 느끼면서도 씩씩하게 자란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아카리는 어느 날 길 잃은 한 마리 강아지가 마당에서 놀고 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뜻하지 않던 친구를 얻게 된다. 그녀는 엄마의 조언으로 강아지와 10년 가까이 함께하게 될 앞으로의 시간을 소중히 하겠다는 내용의 10가지 약속을 한다. 강아지의 이름은 삭스. 얼마 후 엄마는 세상을 떠난다. 삭스가 사실은 엄마의 선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아카리는 더욱 삭스를 사랑으로 보살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의 전근으로 모두가 삿포로로 이사를 하면서 삭스를 더 키울 수 없게 된 아카리는 친구인 호시에게 맡긴 삭스와 눈물의 이별을 한다. 삭스가 보고 싶어 그리운 나날이 계속되던 삿포로 생활. 아카리는 곧 호시 역시 파리로 유학을 간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미쳐 배웅도 못해주고 그렇게 친구마저 떠나보낸 아카리는 혼자 쓸쓸히 집으로 돌아온다. 그때 마음이 통했는지 삭스는 호시의 집을 탈출해 뛰고 또 뛰어 열차도 타고 삿포로까지 찾아온다. 다시 삭스와 만나게 된 아카리는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자신의 바쁜 일 때문에 아이에게 상처를 줬다고 생각한 아카리의 아빠는 병원에 사표를 내고는 다시 예전의 집이 있는 하코다테로 이사를 온다. 그리고 작은 병원을 개원한다. 7년이 흘러 아카리(타나카 레나)는 대학생이 된다. 호시(카세 료)는 멋진 기타 연주자가 되어 돌아온다. 중학생이던 시절, 음악 연습실 한편에서 파헬벨의 캐논을 연주하던 호시, 그와 알고 지낸 지도 어느새 10년이 지났구나. 보고 싶었어... 호시 생각에 점점 삭스와 멀어지게 된 아카리는 얼마 후 졸업을 하고 토쿄에 있는 동물원에 취직하면서 더욱 삭스와 멀어지게 된다. 아카리의 아버지가 대신 삭스의 친구가 되어 주지만 삭스는 점점 혼자가 되어 간다. 삭스와의 7번째 약속, “당신에겐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지만 나에겐 당신밖에 없어요. 나에게 잘해주세요.” 약속을 잊은 것일까? 그래도 늘 삭스를 생각했던 아카리는 마침 교통사고로 손가락 힘을 잃고 기타 연주를 하지 못해 낙심에 빠진 호시에게 마음의 병을 치료해줄 친구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어 삭스를 며칠 동안 호시와 함께 지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행히 호시는 다시 기타를 연주할 수 있었다. 그동안 삭스에게 소홀했던 아카리는 그 일을 계기로 다시 삭스와 가까워진다. 시간이 흐른다. 토쿄의 동물원에서 바쁜 날을 보내던 아카리는 삭스가 아파서 일어나지 못한다는 아버지의 전화를 받고 상사에게 양해를 구해 곧바로 하코다테의 집으로 온다. 엄마가 남긴 삭스와의 10가지 약속이 그려진 동화책을 건네는 아버지. "당신과 함께했던 시간을 잊지 않을게요. 내가 죽을 때 옆에 있어주세요." 마지막 10번째 약속이 적힌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삭스는 조용히 눈을 감는다. "고마워 삭스, 아카리가 쓸쓸해하지 않고 이렇게 건강하게 클 수 있었던 건 다 네 덕분이야."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낀 아카리는 얼마 후 작곡 공부를 시작한 호시와 결혼식을 올린다. 바람이 된 엄마와 삭스가 곁을 지켜주며 함께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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