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밤과 낮, 낮술, 워낭소리,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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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5-26 21:43 조회2,72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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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2008 ★★★
장률 감독. 윤진서, 엄태웅 출연.
이리역 폭파사고의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간 장률 감독의 외침. 정상적인 성장 배경을 갖지 못한 한 여인이 당하는 성적 유린으로, 폭파라는 사건이 역사적으로는 잊힐 수 있지만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으면서 끊임없이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이곳 이리는 현재로부터 격리된 도시가 아닙니다. 과거를 잊어가는 도시일 뿐이지요. 그 도시는 공간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지금 우리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영화 속 태웅과 진서 남매가 짊어진 감당하기 어려웠던 삶은 바로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법한 아픈 기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힘겨운 현실이라고 감독은 외칩니다.
밤과 낮 2007 ★★★
홍상수 감독. 김영호, 박은혜, 황수정, 서민정, 이선균 출연.
누구나 한번쯤 꿈꿀 법한 파리로의 도피성 여행, 그곳 파리가 낯선 곳이 아님을 보여주는 과거의 여자와 민박집 주변에서 끊임없이 주인공 성남(김영호)에게 말을 거는 한국인들, 문화 충격과 아무 상관이 없는 일상적인 욕망, 파리의 풍경에 도취돼 온갖 낯설고 화려한 그림으로 화면을 가득 장식하는 우를 범하지 않은 신선함, 그러나 그 속에서도 계속되는 이상하고 속없는 여자들의 돌출행동이 주는 진부함, 장소만 바꿔가며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홍상수 표 영화 속 한 순진한 남자의 자연주의적 삶...
낮술 2008 ★★1/2
노영석 감독. 송삼동, 김강희, 이란희 출연.
캐릭터로 승부하는 영화인데 너무 자주 나온, 이상한 소리만 해대는 버스 옆자리 폭탄녀 캐릭터가 재미의 절반은 까먹은 것 같습니다. 얽히고 뒤틀린 이야기는 곳곳에서 좀 답답하기도 했구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아마추어 티가 나는 배우들의 자연스런 연기와 몇 개의 우스꽝스런 상황의 재미가 어색하고 모자란 부분을 충분히 채워주고 있습니다. 노영석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집니다.
워낭소리 2008 ★★1/2
이충렬 감독. 최원균, 이삼순, 소 출연.
가끔 늦은 시각에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 만나는 다큐멘터리 중에는 놀랍도록 아름답고 가슴을 울리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엔딩 스크롤이 다 올라가고 광고가 나갈 때까지 눈물이 멈추지 않을 때도 있고 많은 생각을 하느라 잠을 못 이룰 때도 있습니다. 좋은 작품은 그렇게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기습적으로 찾아오기도 합니다. 만약 우연히 브라운관 속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워낭소리>를 봤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내용이나 만듦새로 봐선 평범한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와 다르지 않았고 감동의 수위도 상대적으로 그리 크지 않아 아마도 위에 언급한 그런 작품들처럼 보기는 힘들었을 테고 중간에 다른 데로 돌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국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고 국내 극장에서 폭발적인 흥행 몰이를 했다는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 영화 감상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그 작품이 흥행에 철저하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 독립영화라면 보기 전부터 어떤 쏠림 현상이 있었기에 그런 관객 동원을 했을까 하는 심한 편견과 의심이 생겨나겠지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2009 ★★1/2
원태연 감독. 권상우, 이보영, 이범수 출연.
베스트셀러 작가 출신 감독의 작품답게 대사는 정말 좋았습니다. 그런데 신인 감독의 고유한 무기인 신선한 영상미와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감각은 찾아보기 힘들어 좀 아쉬웠습니다. 여러 기교를 사용한 것이 마치 노련한 기성 감독의 흔한 작품처럼 보였습니다. 원태연 감독은 당장은 영화계에서 무난한 연출력을 인정받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수많은 작품을 내놓을 때마다 함께 응원해줄 애호가를 만들어내는 감독이 되기에는 첫 작품부터 너무 주류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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