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들어선 영화 창작의 길 - 남매의 집 2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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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11-03-16 21:12 조회3,65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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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의 집>(2009) ★★
조성희 감독. 박세종, 이다인 출연.
스릴러 영화에서 감독이 영화에 사이코를 등장시키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정상적인 사람들의 정상적인 행동으로는 논리적인 공포감을 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치열하고 고통스런 창작의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가장 무서울 때는 언제일까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그 무언가가 내게 갑자기 닥칠 때입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그것은 마냥 무서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의 예로 그러니까 누군지 모르는 무언가가 내 등을 건드린다고 생각해보죠. 분명이 아무도 존재할 수 없는, 이를테면 벽에 기댄 채 있는데 등 뒤에 누군가가 있어서 나에게 말을 걸거나 나를 만진다면 이것은 가장 비논리적이면서도 가장 무서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누구나 그러 일이 닥치면 등골이 오싹해질 겁니다. 그래서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 불가능한 내 등 뒤의 세계만을 노리는 장치들로 가득하다고 해봅시다. 영화가 끝난 지금 당신은 충분히 무서웠겠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죠.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 영화를 만든 감독뿐만 아니라 연기자도 그 영화를 본 당신도 좋은 스텝만 주어진다면 그리고 시간과 돈만 된다면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논리적으로 설명될 수 없는 것이기에 복잡한 설명을 앞뒤로 전개할 필요가 없고, 내 뒤를 노리는 어떤 존재를 직접 등장시킬 필요도 없으며 그런 짓을 하는 이유도, 어떻게 무서움을 줄지도 고민할 필요가 없으니까 말입니다. 그냥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노리고 있다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공포감을 안길 수 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허락되는 것이지요.
<남매의 집>에서 우리가 정상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남매뿐입니다. 영화 초반에 남매만 나왔을 때에는 그래서 무언가가 두려움을 줄 만한 것이 뒷부분에 기다리고 있을 법한 기분을 주었기 때문에 오히려 무서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정상적 인물들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이야기에 끼어드는 순간, 영화는 닥치고 뒤로 돌아 등을 보이라고 관객에게 말하는 셈이 됩니다. 뒤에서 우리가 무엇이든 할 테니까 등골이 오싹해짐을 한번 맛보라는 식으로 변질되는 것입니다. 스릴러인데 그냥 무섭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스스로 눈높이를 낮추지 말자구요. 다소 난해한 이 영화에 온갖 사회적 현상을 갖다 붙여 의미를 끼워 맞추려고 애쓰지도 말자구요. 우리나라에서 영화라는 매체가 재미있는 것은 간편한 방법에 호소하는 작품이라 하더라도(이를테면 모방하거나 피상적이거나, 비논리적이거나) 만들기만 잘 하면 당대에는 환영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마치 대단한 성취라도 이룬 양 의미부여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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