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없는 ***1/2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5:14 조회3,200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가스파 노어 감독 모니카 벨루치, 뱅상 카셀 출연.
영화 초반 미친듯이 휘황찬란한 나이트클럽을 배경으로 카메라는 이곳 저곳을 훔치고 돌아다닙니다. 비정상적인 괴물들이 모여 마약과 섹스를 즐기는 이 어둠의 궁전을 주인공 뱅상 카셀은 분노로 가득찬 표정과 일그러진 얼굴로 대면합니다. 쉴세없이 울려퍼지는 싸이렌 소리와 계속 회전하는 화면 때문에 초반 20분정도까지 이 영화는 성급하게 결말을 예측하는 관객들에게 나가라고 명령합니다.
나이트 클럽안에서 무슨일인지 잔인한 살인이 벌어지고 장면이 바뀌면 주먹쥔 뱅상 카셀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누군가를 찾아해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장면은 누군가가 다친 모양입니다. 얼굴이 피범벅이 된 여자가 응급실로 실려가고 뱅상 카셀이 울부짖으며 쫒아갑니다. 이쯤되면 영화의 순서가 어떻게 된건지 대강 알아차리게 될 것입니다. 이른바 메멘토 방식입니다.
그런데 메멘토처럼 그렇게 머리가 찢어질 정도로 괴로운 영화는 아닙니다. 비교적 호흡이 길고 단순한 스토리이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안정감을 찾는 후반부로 돌입하면 어지러워 신경 쓸 여유도 없고 보이지 않던 감독의 역할이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매우 일상적인 모니카 벨루치와 뱅상 카셀의 대화나, 침실, 파티장, 지하철 등에서의 모습들은 이미 그 이후를 알고 있는 관객들에게 안타까움과 충격으로 다가가게 만듭니다. 평화롭던 이 연인에게 끔찍한 결말이 시각적으로 포개어지면 강간이라는 영화의 재료가 공포로 엮어집니다.
특히 후반부는 거의 한 쳅터가 한 화면으로 이어지는 롱테이크가 돋보입니다. 긴 화면 속의 배우들의 연기는 연기라기보단 일상 그 자체였으며 그렇기에 거리낌 없는 노출이 그리 야해보이지 않습니다. 지하철 장면 역시 계속되는 롱테이크로 끔찍한 장면에 대한 여운의 능동적 역할을 해냅니다. 영화 전체의 색감으로 감독은 좀더 분명하게 시각적 효과를 강조하는데 사건이 있기 전의 모습은 밝고 푸르지만 사건 이후는, 그러니까 영화의 초반부는 매우 어지럽고 혼란하며 분노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대변하듯 어둡고 붉습니다.
사랑하는 여자를 강간한 남자를 쫓아 복수를 하는 주인공의 끔찍한 이야기를 감독은 매우 사실적으로 접근하는데 복수심과 폭력을 낳게되는 과정에 충격적인 장면들을 던져놓는 수법이 단순한 재능으로 말하기에는 단위가 높아보이며 가스파 노어 라는 감독의 작품을 처음 접해 봤지만 전형적인 어떤 그룹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는 반면에 확실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작품을 대하는 솜씨가 있는 기대주로 생각 되었습니다.
사족: 호흡이 긴 영화이기 때문에 극장개봉시 삭제는 힘들겁니다. 대신 주요장면에서 뭉게구름이 뜨겠지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