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월드 - 당신은 시모어입니까? 전 시모어인가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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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3:37 조회2,49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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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작. 테리 즈위고프 감독. 도라 버치, 스칼렛 요한슨, 스티브 부세미 출연.
사회부적응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은 일반적인 세상은 아닙니다. 자신만의 세계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난히 특이하게 사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회의 외톨이로 말이죠. 하지만 어느 그룹에 들어가든 너무나 잘 적응하여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과연 누가 사회의 부적응자일까요? 어차피 세상은 고독한 싸움의 연속인 것을...
이니드(도라 버치)는 이제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회 초년생입니다. 아직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사는것이 자신의 길인지 혼돈스러운 나이입니다. 그래서 머리도 염색해보고 성격도 바꿔봅니다. 사람들에게서 힌트를 얻어보고자 남들이 흥미를 갖지 않는 여러부류의 사람들을 관심있게 지켜보기도 하죠. 그래서 우연히 만난 음반소장메니아 시모어(스티브 부세미)에게서 독특한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일반 사람들과 달리 그에게서는 거만한 방랑자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던 것입니다.
단짝친구인 레베카(요한슨)와 함께 시모어의 파티에 참석하면서부터 다른 사람들에 비해 조금이나마 현실적이라 보여지는 레베카는 급속히 친해진 시모어+이니드의 그룹으로부터 점차 소원해지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이때부터 레베카도 이니드와 점점 멀어지게 되죠.
이니드가 재수강을 받아야하는 미술과목의 강의실, 시모어를 만나면서 동시에 진행되는 이 강의실 장면은 미술에 재능을 갖고 있는 이니드의 혼란을 보여줍니다. 시모어와 만났던 장면 장면을 그림으로 그리고 있던 이니드는 시모어가 수집한 그림인 ㅇㅇ치킨을 수업시간의 숙제로 재출하면서 과거에는 인종차별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지만 현재에는 인종차별의 감정은 그대로이며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잘 숨기고 있을 뿐이라는 의견을 발표합니다.
줄곳 선생님으로부터 다른 사람보다 덜한 칭찬을 받아왔던 이니드는 이 작품으로 많은 칭찬을 받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게 되고 또, 선생님으로부터 장학금과 미술학교 추천서까지 받게 되죠. 자신의 길에 대한 혼돈 속에 있던 이니드가 시모어와의 만남과 직장을 갖는 일에만 관심을 갖을 무렵, 언론으로부터 이니드가 제출한 작품에 대한 압력이 들어왔고, 뒤늦게 선생님을 찾아가 보지만 입학허가를 취소 당하고 미술과목에 대한 학점을 줄 수 없다는 답변만을 듣게 됩니다. 누구보다도 미술에 재능이 있는 그녀가 받는 F학점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요.
어릴 때부터 단짝친구였던 이니드와 레베카, 그래서 꼬마때 같이 찍었던 사진을 앨범 가득 보관하고 있는 그녀들은 각자 집에서 독립해 아파트를 갖기로 마음먹습니다. 일단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니 돈을 마련하려면 취직부터 해야겠죠. 패스트푸드점에 취직한 레베카에 비해 이니드는 그야말로 사회 온 천지가 불합리해 보일 뿐입니다. 가뜩이나 시모어와의 관계 때문에 이니드가 점차 자신을 멀리하고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레베카는 취직도 안하고 아파트 마련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이니드와 말싸움 끝에 혼자 아파트에 살기로 마음먹죠. 정말 단짝 친구인 그녀들 마저 헤어진다는 건 너무 슬픈일입니다.
시모어를 점차 사랑하게된 이니드가 정작 자신의 집에 와서 살아도 좋다는 시모어의 큰 결심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할 무렵, 자신을 둘러싼 고스트 월드의 모든 분노가 폭발합니다. 자신의 길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 미술학교는 포기되어야 했고, 보기싫은 여자 맥신이 새엄마로 집에 들어오게 되죠. 레베카와도 멀어진 그녀에게 남은 것은 오지도 않는 버스를 매일 기다리는 노인.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어느날 실제 버스가 도착하고 노인이 떠나 버립니다.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이니드와 같은 인물을 위한 안식처는 어디에 있을까요?
[그 남자는 그 곳에 없었다]에서 피아노에 재능있던 소녀역으로 출연한 스칼렛 요한슨과 [아메리칸 뷰티]의 도라 버치가 만나 같은 세대의 이야기를 풀어낸 이 영화는 재치있고 재미있는 반면 슬픈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뜻밖에 해피앤딩이 아닌 결말에서, 또 동질감을 가지고 접근했던 시모어와 친해지고 그를 존경했던 마음마져 버리고 떠나야 했던 이니드에게서, 어차피 혼자일 수밖에 없는 세상에 대한 감독의 짙은 표현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원작이 어떠했든 간에 관계없이 영화 [고스트 월드]는 현대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거의 최상의 감성적인 성장 영화입니다. 나의 길에 대한 고민과 혼돈은 [귀를 기울이면]과 연관되어 있고, 열정 혹은 부적응자의 세계는 [올모스트 페이머스]와 유사합니다. 이건 단순히 LA라는 지역과 미국사회에 대한 풍자가 전부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한심한 것은 "소녀들의 우정과 세대를 뛰어넘는 엽기아저씨와의 사랑이야기"라고 이 영화를 설명해 놓은 일부 영화 사이트들을 보는 일인데, 아마도 사회에 적응을 잘하는 무리들이 머리를 쥐어짜서 만든 것으로 생각되는 이 영화의 상영제목 [판타스틱 소녀백서]또한 영화의 본질을 비켜가는 매우 불쾌한 것으로써 도대체 영화의 어느부분이 판타스틱소녀라고 상징할 만한 것이 있었는지 궁금할 뿐입니다.
사족: 테리 즈위고프 감독이 차기작을 생각하고 있던 무렵, 우연히 인상적이었던 만화 [고스트 월드]에 대한 이야기를 그의 부인에게서 들었고 영화로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한끝에 원작자를 찾았갔다고 합니다. 원작자와의 오랜 공동작업 끝에 영화대본이 나왔고 이 대본을 본 존 말코비치가 제작자로 선뜻 나서 촬영에 돌입한 것이죠. 원작만화에 그려진 각 캐릭터와 도라 버치, 스칼렛 조안슨의 영화속 모습은 정말 똑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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