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룸 - 당황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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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3:31 조회2,43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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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작. 데이빗 핀쳐 감독 조디 포스터, 포레스트 휘태커 출연.
알트만(조디 포스터)이 이혼한 남편을 뒤로하고 병을 앓고 있는 어린 딸과 함께 새로 이사 온 저택, 그곳에는 외부와는 완전히 차단된 패닉룸이라는 곳이 있고 마음에 들지는 않았으나 걱정과 우려 속에 보내게 된 이사 후 첫날밤. 아니나 다를까 첫날밤부터 비는 하염없이 내리고 때마침 성격 좋은 친구가 포함된 3인조 강도가 침입해오고 그날따라 911은 불친절했습니다. 알트만은 처음 본 패닉룸의 각종 시설들을 마치 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는 듯이 능숙하게 다루고 꽤 극적인 순간에 병에 걸린 딸이 발작을 합니다.
저택 내부의 모든 전화시설을 끊었다고 했지만 패닉룸 안에서 알트만이 외부와 연결하기 위해 벽에 숨겨있는 전화선을 뽑는 순간 뒤늦게 강도 중 착하기로 소문난 버냄(포레스트 휘태커)이 지하로 내려가 모든 전화선을 끊는 장면에 이르게 되는데, 그 짧은 순간에 어디로 가야 내부의 모든 전화선을 끊을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그의 능력에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또한, 잘 알고 있었으면 왜 진작 그곳부터 끊어놓지 않았나 하는 위태로운 조언까지 하고싶어졌습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패닉룸의 문틈에 손이 낀 후부터 거의 강도다운 위압감을 상실한 채 비명만 질러대던 라울이라는 바보강도가 죽고 모든 상황이 종료되고 나서야 들이닥치는 경찰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경찰은 꼭 상황이 모두 끝나고 나서 뒤늦게 몰려와 여기저기 불을 비추며 "돈무브" 를 외친다는 '할리우드 법칙'을 생각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사건 당일 밤 내내 내리고 있던 비가 소방차의 호스로 뿌리고 있음을 누구나 눈치챌만한 바람에 흩날리는 장면이 비교적 눈에 띄게 이어지면서 착하기로 소문난 버냄이 체포되기에 이르면 이 답답한 3인조 강도들을 물리친 알트만이 한 고생은 아무래도 조디 포스터가 믿고 참여했던 감독 때문에 생긴 마음고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결론을 향해 가는 동안 치밀한 구석이 전혀 없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노골적으로 강도들이 들이닥칩니다. 기술하기 지루한 부분은 모두 제거한 채 패닉룸 안과 밖에서의 사투만을 그려 보겠다는 감독의 무성의한 발상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 사투가 끝나자마자 자막이 올라가는 것을 보십시오.
결론적으로는 [세븐]과 [파이트 클럽]으로 상당한 경지에 오른 감독으로까지 평가받았던 데이빗핀처의 영화이기에 저는 상당히 당황스러웠습니다. 징검다리 걸작을 내놓는 그의 필모상 이번 작품은 범작이 나와야 할 때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작품을 대하는 평론가들의 평가입니다. 9.11태러 이후 미국인들이 보이는 우리 편이 아니면 전부 적이라는 식의 외부의 이질적인 존재에 대한 심한 경계감이 이 영화의 흥행을 부추겼다고 본다면 그것에 맞장구를 친 미국 평론가들의 태도는 균형감각을 상실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사족: 데이빗 핀처의 감독 등급을 8점에서 7점으로 1단계 하향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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