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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에서 보는 하늘 - 시간 **1/2 연애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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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8:08 조회2,3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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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Time 2006 ★★1/2

kim_time.jpg김기덕 감독. 성현아, 하정우 출연.

[사마리아]와 [빈 집] 이후 김기덕 감독은 자신감이 붙은 모양입니다.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마구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번엔 [시간]입니다.

그러나 비교적 명확한 주제를 드러낸 이 영화에서 김기덕은 지나친 자신감 덕에 메시지를 강요하다시피 전달합니다. 시작하자마자 여자는 남자를 코너로 몰고 공격합니다. 관객이 상황을 판단하기 전에 이미 결론을 내려버립니다. 그리고는 지루한 이어맞추기가 계속됩니다. 한두 번이면 충분했을 조각공원이 있는 섬 장면은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가 하면, 밀물 때문에 조각의 반 정도가 잠긴 장면은 아름답고 지미하기 보다는 공허한 인위적 표현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나 더 추가됐습니다. 어설퍼 보이지 않으려는 관객과의 싸움이 보입니다. 관객은 김기덕만의 어설픔을 용케 찾아내 웃음을 남발하지만, 김기덕은 그 웃음을 용케도 금방 잠재웁니다. 메시지를 워낙 진지하게 전하다보니 객석은 어느새 숙연해집니다. 관객들은 단 몇 줄로 요약할 수 있는 그 메시지를 잘 수신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그리고 그 진지함을 칭송하기 위해, 영화가 끝나자마자 박수로 화답하고 성급히 좋은 영화로 인정해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과장과 비약으로 이루어진 메시지 전달의 스타일은 그것 자체가 메시지로 변질될 뿐입니다. [활]도 그랬고 [해안선], [나쁜 남자], 그리고 그 이전 작품 모두 하나의 목표를 향해 과정의 충실함을 모두 빼먹은 케이스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추상적 사실주의라고 아무리 포장한들 그건 충동적인 사건의 연속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상식'을 벗어난 기이함을 유행시켜 퍼뜨린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는 것으로 만족하는 영화들은 그들에게 메시지는 줄 수 있어도 감동을 주지는 못하기에, 한계에 봉착하며 고립되고 소외됩니다. 새로운 생각과 세계를 출발시키지 못하면서 반복적으로 의미 과잉의 계단만 오르고 내리고 하는 모습이 [시간]을 보며 느낀 감독의 모습이었습니다.



연애 Love Is A Crazy Thing 2005 ★★1/2

love_crazy.jpg오석근 감독. 전미선, 장현성, 김지숙 출연.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후반부에 이혼한 어진(전미선)이 매춘부의 삶 때문에 소원해진 아이들을 이웃으로부터 끝내 지켜내는 장면에 있었습니다. 아이를 갖지 못해 어진의 아이들을 좋아하고 친하게 지내던 이웃 여자가 두 아이 중에 막내를 자기에게 달라고 합니다. 마침 그 아이가 거부감없이 자신을 잘 따른다는 거죠. 이혼도 했고 집에도 잘못 들어오며, 매일 술에 찌든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려니 아이를 키우기가 벅차고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진은 아이들을 지켜냅니다. 건강한 이 아이들을 데리고 새 삶을 살겠다고 생각한 어진에게 그동안의 잘못된 판타지는 잔인한 것이었지만 그렇게 기억에서 묻힙니다. 아이를 버리고 남편이나 다른 남자에게 매달리거나 철저하게 매춘부로 변모하는 편한 길이 아닌 희망으로 끝을 맺는 것은, 역시 삶이 괴로웠던 가스파 노에의 [아이 앰 스탠드 얼론]의 마지막 선택과 일치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영화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원래 싸이더스의 사랑과 결혼, 연애 프로젝트 성격이 사랑이란 무엇일까, 결혼이란 무엇일까를 심도있게 묘사해보겠다는 것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결혼은, 미친 짓이다], [연애의 목적]은 결혼이나 연애로 인한 독립성 박탈이나 사랑과 현실의 부조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개탄스러울 만큼 상업적인 현실론을 부각시켜 재미를 본 영화였는데, 이 영화 역시 먹고살기 힘든 주부의 유일한 탈출구로 생각한 게 고작 호스티스, 매춘인가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접근으로 어떻게 사랑이나 결혼, 연애를 연결하게 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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