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포소녀, 천하장사 마돈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비열한 거리, 짝패, 라디오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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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8:14 조회2,84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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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정리하려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올해의 한국영화 몇 개를 짧게 되돌아 봅니다. 리뷰에 언급되지 않았던 영화들 위주로...
[다세포 소녀]가 먼저 떠오릅니다. B급이 되고 싶어 작심하고 망가졌지만 차분히 바라보면 한없이 어색한 구석으로 가득해 오히려 안심 되는 영화. "휴~ 역시 아직 멀었어. 다행이다." 이런 정도라면 그냥 일반 주류와 다를 게 없는데... 그래도 여전히 독특하고 창의적이라는 일부 관객들의 반응. 그냥 넘어갑니다.
[천하장사 마돈나]. 올해 한국 영화계에서 '발견'했다는 이 영화. 도대체 이 영화에서 얘기하는 무엇이 그리도 '완전소중'하다는 것인지. 트랜스젠더 오동구가 우악스런 씨름을 한다는 아이디어가 좋다는 것인지, 아니면 황진미 말대로 척박한 환경에서 유별나지 않게 퀴어를 묘사해낸 그 접근법만으로도 높게 평해야 한다는 것인지... 그보다는 씨름이라곤 해본 적도 없는 동구가 별 노력도 없이 몇 주의 훈련 후 전국대회 우승을 해버리는 이 신동의 탄생이 더 눈물겹게 다가오던데... 게다가 씨름대회에서 우승하고 바로 막을 내리는 영화. 트랜스젠더고 퀴어고 뭐고 우승해서 목표를 이뤘으니 끝이라 이건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왜 잘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져서는... 영화 중간, 윤수(강동원)가 유정(이나영)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서 사실 윤수는 얼떨결에 찌른 가정부를 제외하고 나머지 2명의 살인은 하지 않은 것으로 나옵니다. 연민의 마음을 끝내 유도하고야 마는 이야기. 왜 3명을 모두 죽인 끔찍한 살인마라면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단 말인가. 왜 강동원처럼 말끔하게 생긴 게 아니라면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없다는 말인가. 동네 슈퍼에서 물건 하나 훔치고 감옥에 들어와 사형수가 됐다고 해도 믿어질 정도의 무감각 연기. 씁쓸.
[폭력써클] 그리고 [비열한 거리] 그리고 [짝패]. 누군가가 가만히 있는 나를 칩니다. 혹은 괴롭히거나 사기를 칩니다. 반응은? 그 자리에서 바로 복수를 하면 한국영화고 다른 자리에서 다른 방식으로 복수를 하면 외국영화입니다.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너무나 확연히 드러나는 뻔뻔한 우리 영화의 특징입니다. 벗어나야죠. 생각해야죠. 어떤 행위에 대한 반응, 축구장에서의 사소한 몸싸움이 체육관에서의 1대1 대결로 이어지거나 각종 추억의 팝음악을 영화 곳곳에 분산배치하는 습관성 감상주의. 마지막 당구장에서의 대격돌은 [킬빌 3]인가? 그리고 주의 또 주의. 흉내 내기의 귀재 유하 감독에게 드리는 말씀. 이제 모방 좀 그만하시죠. [친구]의 액션버전 [짝패]. 패싸움에 살고 패싸움에 죽는 그 끈질긴 액션에 대한 갈증. 그리고 여전히 계속되는 감상적 운율. 감동하라고 백번을 말해봐야 그렇게 말로 감동받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이범수의 연기가 좋았다는 것도 동의하기가 힘들어서 어쩌지요.
[구미호 가족]+[잔혹한 출근]+[가문의 영광 3]. 이 중에서 제일 재치 만점인 영화는? 단연 [구미호 가족]. 뭔가 숨겨져 있는 내용이 많았던 영화는? [잔혹한 출근]. 가장 안쓰러웠던 영화는? [가문의 영광 3 :가문의 부활].
여균동의 [비단구두]. 그 진심, 믿어보고 싶지만 너무나 멀고 지난 이야기. 가상의 고향에서 벌어지는 판타지가 눈물을 적시게 하면서 뒤이어 생각났던 영화 [한반도]. 너무나 정직한 전개와 원만함에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민감한 주제를 차라리 이렇게 돌아가지 않고 정면돌파하는 감독도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잠시의 시간. 그러나 역시 영화란 건 이렇게 만들면 안 된다는 영원한 시간. 한없이 단순해진 인간형. 영화가 아니라 연극이었다면...
[로망스]. 애틋한 사랑이야기. 처절하고 슬픕니다. 조재현과 김지수의 연기는 역시... 그러나 왠지 빠진 게 많은 듯한 느낌. 어설프고 서투른 매듭. 웰메이드에서는 멀어졌으나 여운이 남는 작품. 하지만, LJ필름과 문승욱 감독의 외로운 시도에는 박수를...
이준익의 [라디오 스타],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 또 하나의 영화. 최곤(박중훈) 캐릭터의 진부함과 어중간한 중훈씨의 연기는 일단 제쳐놓고, 가수와 매니저(안성기) 사이를 인간적으로까지 갈라놓지 않고 그 가수를 키울 수 있는 합리적인 대화의 실종. 대형 연예기획사라면 으레 그럴 것이라는 '악'의 설정. 안성기의 퇴출, 그리고 복귀. 여기서 올 것으로 기대된 감동. 하지만, 반대의 결과로 이 모든 게 인위적으로 짜여진 것이라는 사실이 감동을 죽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참조: 영월 방송국으로 복귀한 안성기의 모습을 좀 더 멀리에서부터 길게 찍었더라면 더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출연자들의 욕설이 거부감을 줬던 출발. 이게 처음부터 이 영화에 호감을 갖기 어려운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그리고 여지없이 피폐한 삶을 간신히 버티며 살아가는 등장인물들 출현. 해법 없는 보여주기. 주인공들을 무책임하게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폭력을 만끽하며 즐기는 영화. 어디에도 안 보이는 따뜻한 시선, 위안... 그러나 장진영이라는 변수. 이 뛰어난 배우에게 제대로 된 작품이 빨리 주어지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해변의 여인]. 홍상수 감독이 나를 매료시킨 적이 있었던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를 만들기 전까지의 평범한 습작들(평론가들은 나와 반대로 생각하겠지. 바보들...) 그리고 이 작품 이후로 달라진 홍상수 영화의 마력, [해변의 연인]은 그 중심에 있습니다. 중심인물 위주로 이어지던 이야기가 단절되는 듯하면서 한 축을 담당하던 인물이 빠지고 새로운 인물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물흐르듯이 지속되는 홍상수식 영화구조의 신선함. 인위적 갈등 만들거나 없애기 배제, 영상기술의 최소화, 홍상수 감독은 한국에서는 보기 드물게 영화 보는 즐거움의 새로운 경지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 단, 중래(김승우)는 두 여자와 한가한 해변에서 몸과 마음을 모두 충족시킨 뒤 원하던 것을 이루고 돌아가지만, 문숙(고현정)과 선희(송선미)는 그렇지 못합니다. 왜? 그녀들도 이 짧은 여행에서 상대로부터 위로받을 수 있었을까요? 거짓말과 반복, 이미지의 향연. 주인 잃은 개 에피소드의 무의미한 의미. 모든 게 혼란스럽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홍상수식 영화의 매력이었습니다.
<별점>
다세포소녀 Dasepo Naughty Girl 2006 ★★
감독: 이재용. 출연: 김옥빈, 박진우
천하장사 마돈나 Like A Virgin 2006 ★★1/2
감독: 이해영, 이해준. 출연: 류덕환, 백윤식, 이상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2006 ★★
감독: 송해성. 출연: 이나영, 강동원, 오광록, 강신일, 윤여정
폭력써클 Gangster High 2006 ★★
감독: 박기형. 출연: 정경호, 이태성, 장희진
비열한 거리 A Dirty Carnival 2006 ★★
감독: 유하. 출연: 조인성, 천호진, 남궁민, 이보영, 진구
짝패 The City of Violence 2006 ★★1/2
감독: 류승완. 출연: 류승완, 정두홍, 이범수
구미호 가족 The Fox Family 2006 ★★1/2
감독: 이형곤. 출연: 주현, 박준규, 하정우, 박시연
잔혹한 출근 2006 ★★1/2
감독: 김태윤. 출연: 김수로, 이선균, 고은아, 오광록
가문의 부활 - 가문의 영광 3 Marrying The Mafia 3 2006 ★1/2
감독: 정용기. 출연: 신현준, 김원희, 탁재훈, 김수미, 공형진
비단구두 Silk Shoes 2005 ★★1/2
감독: 여균동. 출연: 민정기, 최덕문, 김다혜
한반도 Hanbando 2006 ★★
감독: 강우석. 출연: 조재현, 차인표, 안성기, 문성근, 강신일
로망스 Romance 2006 ★★1/2
감독: 문승욱. 출연: 조재현, 김지수, 장현성
라디오 스타 Radio Star 2006 ★★1/2
감독: 이준익. 출연: 박중훈, 안성기, 최정윤, 노브레인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Between Love And Hate 2006 ★★
감독: 김해곤. 출연: 김승우, 장진영
해변의 여인 Woman On The Beach 2006 ★★★
감독: 홍상수. 출연: 김승우, 고현정, 송선미, 김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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