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왜 모두 죽이는지 - 기담 **1/2 리턴 **1/2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8:17 조회2,824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정식, 정범식 감독. 전무송, 진구, 김태우, 이동규, 김보경, 고주연 출연.
3편의 무서운 이야기가 1942년 한 병원을 배경으로 일어납니다. 주인공은 그 병원에서 의대생으로 공부하다 1979년까지 살다 간 의학교수 정남(전무송)이며 영화는 그의 회상으로부터 진행됩니다. 그 기간은 박정희가 일본군 육사에 편입해 들어간 해로부터 죽을 때까지네요. 하필...
<기담>의 이야기를 이어붙인 솜씨는 탁월했습니다. 장르 특성상 관객들 간담을 서늘하게 해주는 게 목표였을 테니 각 인물들에게 적절한 신비감 부여해주면서 금방이라도 뭐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시각 장치들 여기저기 배치하고 때때로 적당히 반전 넣고 중간마다 귀신 얼굴 보여주고 음향으로 극장 안을 쩡쩡 울려주고요. 효과적이었습니다. 물론 그 효과라는 건 단순한 공포체험을 목적으로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것이죠. 저는 공포영화를 태생적으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럴 목적으로 영화를 보는 일은 없습니다.
미조구찌 켄지의 <우게쯔이야기>나 일본 공포 만화 등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보이는 1편과 <싸이코>의 리메이크 버전에 불과한 3편보다는 새 아빠의 등장으로 자신만 귀여워해주던 엄마의 갑작스런 부재 상황에 놓인 아이의 혼란과 질투, 의도하지 않은 사고를 정점으로 무서운 이야기로 바뀌게 된 2편이 그중 괜찮았는데, 죄책감에 시달리던 아이는 자꾸만 엄마 귀신을 불러오게 되고 공포에 휩싸이는 반복적 고통을 겪게 됩니다. 아이를 담당했던 의사 수인(이동규)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들려주며 아이를 다독여주지만 소용이 없었지요.
<기담>을 감독한 정식, 정범식 감독이 여태까지의 한국 공포 영화를 만들었던 감독들과 확실히 다르게는 보였지만, 완성도를 제외하고는 독창적이라거나 매력이 있는 영화를 만들 줄 안다거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이 앞으로 어떤 영화를 내놓느냐에 따라서 <기담>도 달리 보이게 되지 않을까 그런 판단을 해봅니다. 아무튼, 주목할 만한 감독임에는 틀림없네요. 장르 영화에 넘쳐나게 들어갔던 요소들이 빠지고 나면 이들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드러나게 되겠지요.
사족입니다. 젊은 시절의 정남 역을 이동규가 맡았어야 했는데요. 전무송 씨와 얼굴도 비슷하고...
리턴 ★★1/2
이규만 감독. 김명민, 유준상, 김태우, 김유미, 정유석, 김뢰하 출연.
25년 전 어린 시절 수술 중 각성을 경험하고 후유증으로 살해까지 저지르는 섬뜩한 과거가 있던 상우는 최면치료를 통해 안정을 되찾고 과거를 잊은 채 살아갑니다. 그의 어머니는 자살했고 아버지는 미국으로 갔죠. 그런데 25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당시 상우를 수술했던 상록수 병원 의사들과 그 가족들이 차례로 사고로 위장된 살해를 당하게 됩니다. 재우(김명민)와 그의 어릴 적 친구였던 욱환(유준상)의 아버지도 모두 당시 그곳의 의사였기에 마찬가지 운명을 겪죠. 욱환의 아버지는 죽기 전에 범인이 누구인지 짐작하여 유서까지 준비했다죠. 미국에 살던 욱환은 가족을 모두 잃고 한국으로 건너와 외과의사로 근무하던 재우의 곁에 머물며 상우라는 인물을 찾아나서게 됩니다. 자신의 환자였던 여인의 수술 실패로 그의 남편(김뢰하)에게 계속 협박을 받던 재우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위험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 때였죠. 그의 동료 의사 석호(정유석)와 정신과의 치훈(김태우)이 미스터리한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며 재우와 욱환을 맞이합니다. 네, 스릴러로서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갈 준비를 해놓았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도 우선 인물부터 시작해서 카메라, 소리, 미술 등 모든 요소가 조금씩 넘쳤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스릴러의 참맛은 몇 차례씩 계속되는 반전에서가 아니라 단순하고 명쾌한 플롯 위에서 단 한 번의 효과적인 반전을 통해 나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선 <기담> 못지않게 불필요한 반전과 기교가 너무 많아요. 예상 범인들을 쫙 깔아놓고 한 명씩 의심될 만한 행동들을 자꾸 시킨단말이에요. 그래서 오히려 완성도가 떨어져 보입니다. 저는 한국 스릴러 영화을 완성도 측면에서는 항상 크리스찬 베일이 나왔던 <머시니스트>와 비교를 해보는데요. 그때마다 여러모로 그 경지에 오르는 작품이 나오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물론 완성도가 뛰어나다 하더라도 그보다 더 중요한 다음 관문이 많죠. 장르가 무엇이 됐든 이야기는 단순하면 단순할수록, 기교는 적으면 적을수록 좋겠습니다. 일단 한국의 스릴러 계에서는 히치콕의 <로프> 같은 영화가 한번 나와주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