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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호장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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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01:47 조회2,0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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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jpg2000년작. 이안 감독, 주윤발,양자경,장지이 주연 중국.

지난해 여름 극장가를 몰아쳤던 와호장룡의 경험을 마치 없었던 일인 양 아무도 깨어있지 않을법한 한파가 몰아치는 새벽에 조용히 다시 보았습니다. 영화를 보는 선택의 폭은 다양하지만 항상 남들이 이미 마련해둔 비교적 안정된 영화들에 대한 의혹은 뿌리치기 어려운 법입니다. 애초부터 이안이라는 감독의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동서양 넘나들기를 곱지않게 보아왔던 터라 이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에 의도적인 트집을 잡아왔던 바노로써는 "와호장룡이 무척 재미있고 볼만하고 훌륭하고 리듬 있다."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영화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라고 말하는 게 속 편할 듯 보였습니다.

분명히 이안은 저의 영화 취향과 맞지 않는 감독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와호장룡의 곳곳에는 맘에 안 드는 구석이 여럿 보입니다. 장즈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를 유지했고,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파란여우의 실제 실력을 보는 순간이나, 좀 아껴두고 하나씩 하나씩 풀었어야 더 흥미로웠을지도 모르는 장즈이 대 주윤발, 장즈이 대 양자경의 반복되는 대결 등을 볼 때 그런 것들을 느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는 무시할 수 없는 오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것은 개개인이 느끼는 것들입니다. SF 메니아가 있고, 락 메니아가 있고, 책 메니아가 있는 것처럼 무협 메니아들이 느끼는 무엇인가가 있습니다. "이안이 손대면 무협도 다르게 보인다"는 말보다는 "무협은 전혀 무협을 만들 것처럼 보이지 않는 사람조차도 손대게 만드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이야기가 물론 잘 만들어진 무협물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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