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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사정 볼것없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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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00:35 조회2,4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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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사정 볼것없다

injungsa.gif 인정사정 볼것없다 1999. 이명세/안성기,박중훈,최지우,장동건 한국 112분 칼라.

[인정사정 볼것없다]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도입부에 있었다. 안성기가 비오는 거리의 차안에서 문제의 계단을 바라보며 대상자 송영창을 기다리는 이 장면은 그동안 어느 한국 영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화려함과 스타일을 갖추고 있다. 거리를 스쳐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안성기의 고정된 눈빛은 계속 교차되며 시간은 점차 살인이라는 그들만의 정점을 향해 조용히 흐르고 있다. 감독은 시작부터 관객을 흥분시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훌륭한 도입을 보여주고도 왜 영화는 기존의 깡패 영화나 형사물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햇는가 하는 점이다. 관객들은 형사들이 어떻게 범인을 잡으며, 그들의 고충은 무엇이며, 영화가 아닌 실제 그들의 행동과 언어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이 영화를 보는게 아니다. 그것은 그것대로 실제와 가깝게 묘사하는 정도면 된다. 그것이 영화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관객이 깡패들의 서열은 어떻게 되며, 그들은 어떻게 말하며, 어떻게 도망가고, 평소행동은 어떤지 배우려고 영화를 보는게 아닌 것이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계속되는 답답함은 어쩔 수가 없었다. 곳곳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다소 실험적인 장면들은 연출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졸업 작품에나 어울리는 것이지, 6편의 작품 감독과 12년의 연출 경력을 갖고 있는 감독에게 어울릴 것은 아니었으며, 비상식적인 박중훈 캐릭터 만들기는 너무 의도가 빤해 보여 실망을 주고 있다.

관객들은 깡패들이 아니다. 물론 깡패들이 이 영화를 봤을 수도 있다(아마 봤을 것이다). 영화 전체 내용이 "어때, 너희들 이렇게 말하지? 나쁜자식들..." 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는게 마치 무슨 자랑이라도 되는듯 만들었는데 그렇다면 이영화는 깡패(깡패형사포함)대상용 영화인가? 영화의 재미를 아직도 이런데에서 찾아야 한다면(그리고 그것을 스타일리스트라는 거창한 용어까지 들먹이며) 영화100년역사 속에 탄생한 그 수많은 걸작들은 그저 남의 일로만 기록하고, 찬양하고, 경배할뿐 그것으로 끝내야 한단 말인가.

중간의 몇몇 장면(한강의 야경, 안성기의 자전거 추적하는 장면 등등)에서의 흥분은 감추기 어려웠지만 왜 그런 이미지로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가지 않았느냐 하는 점은 역시 한국 영화의 고질적인 인내심 부족을 그대로 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수 있으며, 물론 갖다 버릴 정도의 영화는 아니지만 "뭔가 확실하게 보여주자" 라는 전통적인 충무로 전통(?)을 깨뜨리기에는 너무 빈약한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다.

199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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