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라는 나라 - 게이샤의 추억 ** 박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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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7:51 조회2,59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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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마샬 감독. 장쯔이, 와타나베 켄, 양지경, 야쿠쇼 코지, 공리 출연.
게이샤에 대한 서구식 왜곡. 중국 배우가 일본 게이샤 역을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별로 신통치도 않은 발음의 영어를 사용하는 등 값싼 오리엔탈리즘 영화에 불과하다는 등의 이 영화에 대한 국내 평론가들의 평가절하 코멘트를 읽다 보면, 만약 이 영화가 연출에서부터 각본, 촬영, 미술, 음악, 배우들의 연기에까지 거의 완벽할 정도로 잘 만들어졌고 미국 내 평론가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해도 앞서와 같은 용기있는 평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미국 내 평이 좋지 않았다는 소식이 여전히 국내 평단에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황제], [쿤 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같은 영화에 대한 국내 평단의 무감각한 지지를 증거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그렇지만 국내 평론가들의 한쪽으로 쏠려있는 이 영화에 대한 판단도 역시 곧이 곧대로 믿기는 어려웠습니다. 여태까지 계속 영화의 완성도 위주로 평을 하더니 이 영화에서는 왜 또 서구적 시선을 핑계삼아 시큰둥한 반응으로 한결같은 평을 하는 것인지... 그 바탕에는 역시 미국 평론가들의 이 영화에 대한 대체적인 비판적 견해가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전 어느 때처럼 이런 영화에는 거부감을 갖고 싫어합니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하시는 분은 없을 겁니다. 다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다루는 할리우드의 영화는 대부분 정직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는 게 저의 경험적 진실입니다. 중국배우들 동원해서 일본 게이샤 역을 시키고 말은 영어로 하고... 좀 유치하지 않습니까? 미국 관객이라도 우물안 개구리가 아닌 사람이라면 마찬가지로 코웃음을 칠 만한 설정이죠. 게다가 이야기도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신비감'을 빼면 이 영화는 시체입니다. 게이샤에 특별한 호기심이 없는 사람들은 하품이 나올 만한 내용인데다가, 외형적 볼거리를 아무리 화려하게 포장해 본들 그건 용 그림에 다리를 그려 넣는 꼴이라 할 수 있어서 한심해 보였습니다.
미국이 곧 세계라고 생각하는 우물안 개구리식 연출의 한계를 보여준 감독, 제작자, 스텝들과, 화려한 볼거리에 넋이 나간 관객과, 배우들의 매국행위 논란으로 상영금지 소동이 있는 중국, 게이샤 브랜드가 서양식으로 변해버린 일본, 언제든지 돈이 될 만한 세계의 볼거리를 찾아 헤매는 할리우드 모두에게 [게이샤의 추억] 현상은 쓰라린 기억으로 남게 될 추한 상업영화의 역사입니다.
박치기! パッチギ! We Shall Overcome Someday 2004 ★★★
이즈츠 카즈유키 감독. 시오야 슌, 타카오카 소우스케, 사와지리 에리카, 오다기리 죠 출연.
반면, 일본의 현실을 세밀하게 묘사해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가 있습니다. 재일조선인 2세 학생들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는 영화인데요. 제주도에서 건너와 일본에서 처절한 삶을 살아간 한 한국인 사내의 일생을 다룬 [피와 뼈]와 마찬가지로 지난날 일본 속에서 타인으로 살아간 한국인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는 [박치기!]입니다. [피와 뼈]의 어둡고 무서운 분위기가 아니라 유쾌하고 밝은 영화라는 점이 더욱 매력적이었죠.
우선 이 작품은 보통 일본영화들과 달리 인물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직접적으로 접근하면서 매우 재미를 주고 있었습니다. 코미디영화치고는 완성도도 꽤 높구요. 등장인물들의 대사나 행동뿐만 아니라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마치 한국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다기리 죠, 타카오카 소우스케 같은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모습과, 잡지모델로 익숙한 얼굴이었던 에리카의 단아한 한국인 역할도 보기 좋았습니다.
이즈츠 카즈유키 감독은 청춘영화의 거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그의 작품은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는데, 진지하고 감성적인 일본영화의 한 축과, 이처럼 밝고 경쾌한 코미디의 한 축이 조화롭게 경쟁해 나간다면 21세기에도 일본영화는 제작여건의 발전과 별도로 작품의 질 면에서도 활발한 성장을 계속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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