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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왕이다,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싸움의 기술, 투사부일체, 구세주, 흡혈형사 나도열, 홀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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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8:05 조회3,0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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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서 간단명료하게 언급할 7개 작품은 모두 최근 국내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국산영화입니다. 공통점은 최근에 감상한 것들이라는 점과, 모두 ★★1/2 이하 영화들이라는 점이죠. 저의 감상법은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최근 극장에서 개봉 중이거나 예정인 영화를 가급적 남들보다 먼저 본 다음에 그날 즉시 온라인을 통해 좋다 나쁘다 손가락 장난을 하며 소문을 퍼뜨리는 리뷰어 방식이 아닙니다. 곧잘 제작사의 홍보수단으로 선용 또는 악용되기도 하는 이런 것들은 체질상 제가 할 짓이 못됩니다. 영화가 돈을 많이 벌든 못 벌든 흥행을 하든 말든 전 관심이 없거든요. 이런 영화는 사람들이 많이 봐줘야 한다거나, 반대로 봐서는 안 된다거나 하는 강한 의무감 같은 건 저에겐 없습니다. 여기 사이트의 리뷰는 영화를 본 후 그 느낌을 양심적으로 적은 것들일 뿐이고, 영화를 즐기고 생각을 글로 적으며, 궁극적으로는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욕망을 채워가기 위한 주관적이고 일차적인 자료들일 뿐입니다. 따라서, 다시 한번 부탁드리건대, 영화를 보지 않았는데 볼까 말까 결정을 위해서나, 영화의 객관적 정보를 얻기 위해서 이 글을 읽다가 실망하는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널리고 널린 게 영화 정보인데 여기저기서 카피해서 붙여놓는 것에 불과한 영화정보사이트를 뭐하러 운영하겠습니까?


투사부일체 My Boss, My Student 2005 ★★

myboss.jpg김동원 감독. 정준호, 김상중, 정웅인, 정운택, 한효주 출연.

[두사부일체]는 두목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는 같다는 의미의 군사부일체를 패러디한 제목으로 2001년 대히트를 기록했던 영화였죠. 그때 리뷰에도 적었지만 킬링타임용으로는 괜찮았던 코미디였습니다. 제목의 아이디어도 좋았었죠. 그런데 그 후속작 [투사부일체]로 넘어오면 우선 제목부터가 1편의 신선함에서 멀어졌습니다. '투'자가 기발하다기보다는 좀 유치한 느낌이 먼저 들죠.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두식(정준호)이 졸업장을 따기 위해서 자신을 괴롭히는 불량학생들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회피한다는 [두사부일체]의 초반부는 정준호의 코믹연기가 든든한 밑받침이 되어 자연스럽게 이해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투사부일체]에서 두목인 상두(김상중)가 들어간 고등학교에, 대학에 들어간 두식이가 이번에는 교생으로 오게 된다는 소동이, 그리고 여전히 상두는 일진회 아이들에게 매 맞는 모습으로 그려진다는 설정이 모두 그렇게 재미있다거나 재치있는 스토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학교재단의 전횡을 다루는 것도, 어쩔 수 없이 삐뚤어지게 되는 학생역의 미정(한효주)캐릭터도 1편과 다를 게 없어 속편이라기보다는 1편의 다른 버전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이 영화에 쏟아졌던 많은 관객의 관심과 열기는 여전히 이런 식의 접근이 우리 시대 주류적 감성을 만족시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서, 전편-속편 모두 훗날 한국영화를 이야기할 때 꼭 한번은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시리즈로 남게 되었다는 게 이 영화의 의미라면 의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구세주 Oh My God 2006 ★★

guseju.jpg김정우 감독. 최성국, 신이 출연.

[구세주]는 최성국, 신이를 내세운 개그프로그램의 한 코너입니다. 꽤 재미있고 웃기면서 매우 긴 극장용 개그죠. 최성국은 웃찾사나 개그콘서트의 어떤 개그맨보다도 매우 활력에 차있는 웃음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목요일과 일요일 밤 TV 앞에 모여 개그프로그램을 볼 기대를 한 적이 있다면 [구세주]는 극장에서 이와 비슷한 감흥을 주었을 것입니다. 단지 돈을 내고 본 게 좀 씁쓸하긴 할 테지만, 단지 그리 호쾌하고 좋은 영화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구세주]를 마냥 욕할 수만은 없습니다. 최성국과 신이를 내세운 영화를 보겠다고 와서 엉뚱한 기대를 했다면 그런 자신을 탓해야겠지요.



흡혈형사 나도열 Vampire Cop Ricky 2006 ★★

copricky.jpg이시명 감독. 김수로, 조여정, 손병호 출연.

[흡혈형사 나도열]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수로의 개인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영화죠. 완성도를 보면 [구세주]나 비슷하지만 이 영화엔 완성도가 아닌 좀 더 나쁜 구석이 있습니다. 뱀파이어가 된 수퍼영웅의 모습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스타일입니다. 뭔가 우리가 태어나고 자라난 환경에서 충분히 세계적이 될 만한 것을 찾아 영화로 만들어보겠다는 시도가 없다면 그 화려한 볼거리라는 것은 보잘것없는 영상에 불과한 것이죠. 대사나 주인공의 행동도 할리우드에서 베껴왔는데 매끄럽게 못한 나머지 생각만큼 재미가 없었습니다.



싸움의 기술 The Art Of Fighting 2006 ★★1/2

fighting.jpg신한솔 감독. 백윤식, 재희, 최여진 출연.

[싸움의 기술]은 백윤식이 연기한 오판수 역이 꽤 흥미롭긴 했지만 역시 한계가 많은 모습이었습니다. 독서실에 우연히 기거하게 된 싸움의 고수 오판수와 지방의 한 공고로 전학을 와 불량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소심한 학생 병태(재희)의 만남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이들 자신에게 부족하거나 잃어버렸던 것들을 싸움이라는 소재를 연결고리로 하여 발견하게 해주고 있는데, 나름대로 멋있는 남자들의 우정과 성장을 그린 영화로도 가능한 이야기였다는 점에서 다른 오락영화들과 차별되는 강점이 있었습니다.

또한, 멕시코 칸쿤을 이상향으로 삼고 있다는, 서부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지지 않는 캐릭터 오판수의 묘한 매력, 고난도 고음이 예측불허의 순간에 짧고 긴박하게 터져나오는 백윤식의 연기가 영화의 미래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었죠.

만약, 불량학생들의 욕과 폭력이 거의 1/10 수준으로 자제되고, 오판수와 병태의 이야기가 좀 더 길어졌더라면 놀라운 영화가 될 수도 있었는데, 학창시절 싸움에 포인트가 맞춰진 것은 이 영화의 기획과 각본, 연출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놀라운 영화보다는 역시 많은 관객의 공감을 얻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더 컸기 때문이라고 보며, 결과는 예상과 달리 양쪽에서 모두 충분한 반응은 얻지 못한 아쉬움만 남게 되었습니다.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2006 ★★1/2

hotlady.jpg이하 감독. 문소리, 지진희, 박원상 출연.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의 유일한 매력은 각본의 참신성에 있었습니다. 이하 감독이 직접 각본, 감독을 한 작품인데, 기존의 틀을 깨고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사소하게 묻힐 수 있는 상황을 대사로 연결해주는 솜씨가 있어 보였습니다. 술자리나 남녀가 만나는 자리에서 흔히 나누는 어색한 용어들이 사라지니 감상하는데 흥미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이 영화가 뭘 주장하는가 하면 특별히 주장하는 바가 없는 게 곧 주장이었습니다. 지방의 3류 대학에 모인 교수들의 이야기인데, 비록 허름하지만 나름대로 인정을 받는 교수들의 뻔뻔한 사생활을 드러내는 비판 코드와 거기서 벌어지는 성인 취향의 코믹적 상황에 동시에 접근해 보겠다는 기획의도는 그냥 형식적인 의도에 그치고 말았고, 곳곳에서 보여준 배우들의 움직임을 정지시킨 화면들은 일본영화를 너무 의식적으로 카피한 것이라 특별한 게 없었으며, 지진희, 문소리의 연기도 창조적이지는 못했습니다.

전체 분위기의 발랄성은 [귀여워], [바람난 가족]과 닮아 있지만 톡톡 튀는 각본에 비해 연출력의 신선도는 좀 떨어지는 영화로 보았습니다.



홀리데이 Holiday 2006 ★★

holiday.jpg양윤호 감독. 이성재, 최민수 출연.

각본의 중요성을 놓고 보면 [홀리데이]의 부족한 점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지강혁(이성재)과 김안석(최민수)의 성격은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대의 무게만큼이나 엄격하고 중요하게 표현되었어야 합니다. 인권이 유린당한 교도소에서의 힘겨운 생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갖는 사회적 모순의 상징성 등은 지금까지 유효할 뿐만 아니라 결코 쉽게 잊히거나 가공의 요소로 포장돼 다뤄져서는 안 되는 관심사입니다. 그런데 이성재, 최민수가 연기한 지강혁과 김안석은 마치 그럴듯한 액션물에서의 범죄자, 형사처럼 그려지고 있습니다. 드라마의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 창조된 인물 김안석을 왜 그런 캐릭터로 표현했는지 정말 황당할 따름입니다.

게다가 지강혁과 주변 인물들이 나누는 대사는 모두가 지나치게 직접적입니다. 알기 쉽게 풀어쓴 해독서가 나오는 한이 있더라도 대사는 계속 다의적 의외성을 가미해야 합니다. 이런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일수록 주장하는 바가 처음부터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게 유의해야 합니다. 그런데 [홀리데이]는 아쉽게도 이런 것부터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지강혁 사건을 오랫동안 탐구하고 거기에 영화적 상상을 덧붙여 나온 시나리오였겠지만, 그런 노력을 하는 가운데 정작 힘을 발휘해야 할 곳이 아닌 엉뚱한 곳에 영화의 흥미 요소가 집중된 것으로 보여, 프로덕션 단계에서 좋은 감독을 만나고 좋은 연기자를 만났더라도 이미 좋은 영화가 나오기는 힘든 각본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손님은 왕이다 The Customer Is Always Right 2006 ★★1/2

customer.jpg오기현 감독. 명계남, 성지루, 성현아, 이선균 출연.

[손님은 왕이다]는 명배우의 덧없는 배우로서의 삶을 정직하게 보여주는 대신 마지막에 두 번이나 반전을 꾀하는 트릭을 보여줌으로써 중간마다 삽입된 사라진 배우의 흑백 화면의 감동이 절반으로 뚝 떨어진 작품이었습니다. 게다가 그 반전을 위한 트릭이라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것이라 더욱 아쉬웠습니다.

그런 결론으로 갈 거라면 처음부터 명배우는 뺑소니 사실을 알고 있으니 돈을 내라는 이발소 주인에 대한 협박으로 자신이 죽을 것이란 확신을 할 수 없었겠죠. 이발소 주인은 뺑소니를 하지 않았고, 순박한 이 사람은 자신이 협박당한다는 사실을 그 부인(실제 뺑소니 장본인)에게 알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명배우가 칼에 찔린 이후 죽기 직전에 실수로 찌른 것으로 말하라고 시키는 장면에서는, 그럼 처음부터 실수로 죽임을 당하는 연출을 하면 됐지 힘들게 협박범 연기를 위해 오랫동안 미행하고 준비할 필요가 없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본의 아니게 죄송했다고 쪽지를 남길 정도로 남에게 피해를 준 것에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아무리 마지막 연기가 하고 싶었더라도 한 평화로운 사람을 그 지경으로 몰고갈 수는 없는 겁니다. 게다가 나중에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모든 게 계획된 거라는 사실이 드러나면 보험금은 지급되지 않죠.

이선균이 연기한 해결사에 대한 묘사도 그렇게 모든 걸 쉽게 알아낼 정도로 대단한 프로라면 고객의 약점을 잡거나 하는 짓은 하지 않겠죠. 그랬다면 그런 프로로 성장할 수가 없었을 테니까요. 기존 해결사 이미지를 그대로 흉내 낸 연기도 거슬리긴 마찬가지였구요.

[올드보이] 이후로 일본 소설이나 만화를 원작으로 해 만드는 게 최근 충무로의 한 경향이라고 들었습니다. 여전히 창조력의 원천기술은 향상시킬 능력이 없으니 포장만으로 돈 좀 벌어보자 주의군요. 한심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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