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하드'보다 더 '다이하드'한 - 미션 임파서블 3 **1/2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8:06 조회2,626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J.J. 에이브람스 감독. 톰 크루즈, 빙 라메스,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로렌스 피쉬번,
미쉘 모나간 출연.
탐 크루즈가 빌딩에 매달리고 다리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는다고 다 스릴 있고 재미있는 게 아닙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 잘 생각해봅시다.
영화가 시작됩니다. 먼저, 린지 패리스라는 IMF 요원이 무기 거래상 데비언(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뒤를 캐고 포획을 위해 잠입했다가 오히려 그들에게 잡힙니다. 그녀의 구출 임무가 이미 작전에서는 물러나 교육 임무를 맡고 있던 이든 헌트(탐 크루즈)와 그의 팀에게 주어집니다. 사랑하는 여자 줄리아(미쉘 모나간)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기 위해 위험한 일을 포기했던 이든은 정의감과 사명감으로 다시 그 일에 참여하게 되죠. 그러나 작전은 실패합니다. 린지 패리스는 구출 도중 사망하게 됩니다. 이든과 그 팀이 목숨을 건 채 시도한 작전이었는데 돌아오는 것은 질책뿐입니다. 국장은 패리스와 이든에게 그런 임무를 맡긴 머스그레이브 팀장(빌리 크루덥)을 나무랍니다. 쓸데없이 능력이 안 되는 여자 요원을 투입해 데비언을 잡기 더 힘든 상황이 됐다는 의미죠. 다시 말하면, 이번 작전은 국장의 허락 없는 머스그레이브 팀장의 단독 작전이었다는 결론이 됩니다. 이후, 패리스 구출 작전시 입수해 온 노트북의 하드에 데비언이 바티칸의 교황청에서 토끼발이라는 물품을 거래를 한다는 정보가 담겨있음을 발견한 이든은 상부에 보고 없이 팀원과 함께 로마로 향합니다. 긴장감 넘치는 데비안 체포 작전이 이어지고 마침내 그를 미국으로 압송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린지 패리스가 남긴 마이크로 필름 속에는 IMF 국장이 데비안과 밀약을 하고 있다는 정보가 담겨 있음을 알게 되지요. 복잡해진 사건. 하지만, 이든과 팀원들이 이 모든 사실과 토끼발의 정체를 채 알아내기 전에 체사피크만 다리 위에서 데비안 부하들의 미사일 공격을 받게 되고, 이 과정에서 데비안은 적들에 의해 구출됩니다. 줄리안이 위험해졌음을 눈치챈 이든은 이제부터 IMF의 일원으로서가 아닌 한 여자를 지키는 남자로써 모든 선택과 행동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데비안의 손에 넘어간 줄리아. 이든은 줄리아를 구하기 위해서는 자기에게서 가져간 토끼발을 48시간 이내에 가져오라는 데비안의 전화를 받습니다. 줄리아를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든이지만 조직에서는 그를 데비안과 내통한 배신자로 인식하게 됩니다. IMF에 구속되었다가 머스의 도움으로 중국 상하이에 가게 된 이든과 그의 팀. 바로 토끼발이 있다는 곳입니다. 이든은 초고층빌딩 옥상을 가로지르는 묘기를 선보이며 빌딩에 잠입, 마침내 토끼발을 손에 쥐게 됩니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데비안과 만나기 위해 가게 됩니다. 긴 리무진 안에서 약물을 마신 이든, 정신을 차리고 보면 묶여 있는 줄리안으로 위장된 여자와 그 옆에 서서 여자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데비안을 보게 됩니다. 다시 토끼발이 어디 있냐는 데비안의 물음. 이든은 어떻게 된 일인지 알 턱이 없습니다. 분명 토끼발을 들고 찾아 왔다가 정신을 잃었으니까요. 하지만, 분명히 데비안은 토끼발이 어디 있는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조직의 배신자가 이든에게서 토끼발을 빼앗은 뒤 데비안에게 데려다 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위기에서 그냥 무너질 주인공이 아닙니다. 영웅 이든은 근처에 줄리안이 잡혀 있는 것을 알게 되고 총격전 끝에 배신자와 데비안을 모두 죽이고 줄리안과 함께 살아남게 됩니다.
자 여기까지가 [미션 임파서블 3]의 간단한 내용입니다. 영화를 보신 분은 상기해주세요. 이 이야기 구조를 이해해보자구요.
조직의 배신자 입장에서 한번 봅니다. 그가 마지막에 남긴 '국가의 안보를 위해서 데비안과 협력하기로 했다.'라는 말에 의하면 그 배신자는 데비안이 하는 일을 도와주는 입장이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데비안이 토끼발을 제3국과 거래하기로 했으면 배신자는 조직을 동원해 그를 도와야 합니다. 그런 행위가 국가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것이죠. 그러면 처음부터 그는 이든을 이 사건에 개입시키지 말았어야 합니다. 어차피 자신이 만들어놓은 덫의 희생양으로 사용될 사람이라면 덜 유능한 요원이 많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 배신자가 투입시킨 패리스 요원과의 인연이 있는 이든을 어쩔 수 없이 투입시킬 수밖에 없었다 하더라도 데비안이 구출되고, 이든은 IMF에 구속되며, 토끼발을 다시 손에 넣게 된 시점에서 더 이상의 진행을 멈췄어야 마땅합니다. 토끼발의 안전한 거래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죠. 이든의 탈출을 도와 다시 상하이까지 무리한 계획을 추진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렇게 생각해보죠. 데비안이 바티칸에서 잡혀 수송 도중 당한 치욕 때문에 배신자도 제지할 수 없을 만큼 화가 나 있어서 이든에게 복수할 기회를 얻고 싶어 상하이에까지 장소를 확대시킨 거라고 말이죠. 그러나 이것은 IMF가 이든을 붙잡기 전에 이미 그 막강한 조직력(헬기와 미사일을 장착한 폭격기까지 동원할 수 있는)을 이용해 먼저 잡을 수 있었고 개인적인 복수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말이 안 됩니다. IMF 내 배신자와 내통하고 있으므로 그의 협조를 받아 토끼발을 되찾아 올 수도 있었는데 데비안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 다리 위에서의 구출 장면도 그 자리에서 이든을 죽이거나 납치할 수 있었지만 그냥 자신만 빠져나갑니다. 탄알도 떨어진 채 허공만 바라보는 이든을 그냥 내버려 둔 채 말이죠.
게다가 어느 순간 이든이 그 멋진 계획에 의해 바티칸에서 데비안의 체포와 함께 습득한 토끼발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데비안은 당연히 몸만 구출됐으므로 토끼발을 찾기 위해 줄리안을 납치한거구요. IMF에 보관돼 있다면 굳이 물건을 다시 상하이까지 옮겨서 이든의 손에 넘길 필요가 없었으니까 말이 안 되구요. 그렇다면, 바로 배신자가 중간에 가로챘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는 왜 다시 상하이의 엉뚱한 건물에 토끼발을 보내게 된 것일까요.
조금 더 이상한 것은 이든이 상하이의 고층빌딩에서 훔쳐온 토끼발을 데비안에게 건네 주는 과정입니다. 리무진에서 분명히 이든은 약물을 마시고 정신을 잃습니다. 그러면 그 리무진에 타고 있던 누군가가 토끼발을 챙겼겠죠. 마지막 줄리안이 잡혀 있던 방에서의 총격전에 의하면 그 물건을 챙긴 주인공은 IMF 내 배신자입니다. 그럼 이 배신자는 그 토끼발을 데비안에게 넘기거나 이든에게 고백한 대로 18시간 내에 제3국에 넘기면 됩니다. 그런데 왜 그런 급박한 시간에 상하이에 머물면서 어설픈 죽음의 빌미를 주는 걸까요. 만약, 그 배신자가 이든의 영웅심리와 줄리안을 사랑하는 마음을 악용하고 데비안과의 싸움을 유도한 후 둘 다 제거해 자신이 제3국 무기거래의 막대한 이득을 노린 것이라면, 이든에게 그런 고백을 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이든이 잡히고 그의 머릿속에 뇌폭탄이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안심하고 있던 데비안만 제거하면 그만이기 때문이죠.
처음에 예기한 대로 그 IMF 내 배신자가 이든에게 했던 그 고백이 진심이라면(적어도 관객을 향한 고백이기 때문에 맞다고 보는 게 정상) 그 계획을 방해하는 강력한 방해자를 둘 필요가 없었으며, 상하이에서 벌어진 모든 일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데비안의 체포와 탈출 과정에서 토끼발은 배신자에게 넘어간 것이라고 봐야 하니까요.
그럼 데비안 입장에서 볼까요. 그는 IMF 내에 내통하는 자를 둡니다.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그에게는 플러스입니다. 그래서 IMF에서 린지 패리스 요원을 붙였을 때에도 쉽게 체포하고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바티칸에서 토끼발 거래를 한다는 사실이 발각돼 이든에게 체포되고 마는 신세가 됩니다. 수송기 안에서 이든에게 굴욕을 당해 그에게는 세 가지 목표가 생겼을 겁니다. 첫 번째는 자신의 탈출, 두 번째는 토끼발을 되찾는 것, 세 번째는 이든과 그의 가족에게 복수하는 것입니다.
기회가 왔습니다. 자신이 직접 내린 명령인지 아니면 IMF 내 배신자의 도움인지는 모르겠으나, 다리 위에 가해진 미사일과 총탄세례로 일단 데비안 자신은 구출됩니다. 그리고 저 멀리 이든이 서 있는데 그냥 바라만 보고 떠나죠. 굳이 이든을 잡지 못하고 떠난 사정이 있다고 칩시다. 그래서 토끼발을 찾고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줄리안을 납치합니다. 만약 토끼발이 IMF로 넘어가 있는 상태라면 다시 되찾는 것은 IMF 핵심 관계자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므로, 아직 이든과 IMF 중간 어딘가에 있다고 영화는 가정합니다. 물론 그 중간에 있는 사람이 배신자이겠지요.
데비안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든을 협박하는 방법 외에는 없습니다. 배신자의 손에 토끼발이 있었다면 연락을 취할 거라고 생각했을 테니까요. 그의 마지막 대사를 보았을 때도 데비안은 끝까지 토끼발의 위치를 몰랐던 게 틀림없습니다. 그는 죽을 때까지도 이든이 토끼발을 숨기고 내놓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데비안의 입장에서 이든이 IMF 구속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의 아내를 납치한 상태고 그것으로 토끼발을 찾아야 하는데 이든이 구속되어 있으니, 토끼발을 제3국에 넘겨야 할 시간은 다가오고 당황하게 되었을 겁니다. 그래서 아마 배신자에게 연락을 취했을 겁니다. 그럼 배신자는 토끼발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으며, 이든은 여기서 잘 처리하겠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를 했어야 하는데, 배신자는 이든을 풀어주고 먼 상하이에 토끼발을 가져다 놓으면서 데비안으로 하여금 그곳까지 가게 합니다.
이든 헌트의 입장에서 보면 그는 절대적으로 모든 사건에 수동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조직 내 배신자가 깔아놓은 행동의 반경 안에서만 계획하고 실천한 것이니까요. 그러니 이든의 줄리아를 향한 사랑이나 목숨을 건 투지는 모두 관객과 동일한 입장에서 심리적 일체감을 느끼게 해주는 정도의 역할 외엔 못합니다. 중반이 넘어가는 부분까지도 관객이 아는 것은 모두 이든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 정리합니다. 토끼발을 원하는 세력은 그것을 무사히 거래하는 데 최고의 목표를 둡니다. 그게 데비안이든, 데비안과 협력하는 척하면서 또 다른 배신을 하는 IMF 내의 배신자이든 상관없이 일 순위 계획입니다. 그래서 이를 방해하려는 린지 패리스 요원을 제거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이든 헌터가 개입됩니다. 이든은 IMF에 보고하지 않고 바티칸 계획을 실행함으로 배신자나 데비안에게 들키지 않고 토끼발을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후에 이 사실을 안 배신자는 데비안을 구출하고 토끼발을 다시 빼돌리는 데 성공합니다. 자! 여기까지면 이 영화는 쉽게 이해됩니다. 그렇게 다시 되찾은 토끼발은 빨리 제3국에 넘기면 되고 개인적인 복수는 별개로 처리하면 됩니다. 그게 최고의 목표니까요. 그 과정에서 이든 일행과 데비안 일행이 총격전을 벌인다면 그것대로 재미있는 부분이 될 수 있습니다. 토끼발은 상관없이 말입니다. 그런데 영화는 상하이에서의 혈투라는 트릭을 넣었습니다. 아마도 그것이 데비안과 이든을 동시에 제거하려는 배신자의 음모라고 설정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반복하지만 배신자는 언제든지 데비안을 죽일 수 있었고 그 전에 그로 하여금 이든도 제거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잘 이해가 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미션 임파서블 3]은 IMF 내 배신자의 이상한 계획 때문에 그렇게 짜릿한 흥분과 전율이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이든의 행동이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무기로 작동하고 있는 점도 [더 락]과 [미션 임파서블 1]만큼 멋진 오락물이 되기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