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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배고픈 하루, 거짓말 폭탄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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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7:43 조회3,0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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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하루 2004. 20분 ★★1/2
서울독립영화제 2004 대상

b_h.jpg김동현 감독. 주진모 출연.

어린 딸과 함께 지내며 빈곤한 생활을 하고 있는 디스크 환자 종석. 며칠째 밥을 먹지 못해 동냥을 나가기도 하고 도둑질을 해보려고도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우연히 만난 할머니가 준 물 한잔. 그것으로 배고픔이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작은 것에 감동한 주인공은 아마도 자신의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자신만의 일을 찾아가게 될 것입니다.

감독의 시선에 박수를 보내고 안정적인 화면과 배우의 연기가 돋보인 영화였지만 극빈층과 장애인을 묘사할 때 기존의 관습을 그대로 유지한 점은 아쉬웠습니다. 정부의 극빈층에 대한 여러 가지 정책과 각종 복지재단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그동안 많이 달라진 현실과는 사뭇 다른 것 같네요.
 
 
거짓말 폭탄 2005. 32분 ★1/2

g_p.jpg남궁연 감독. 계성룡, 김민선, 신해철 출연.

정말 미안한 얘기지만 한국에서 뭔가 다르고 개성있게 활동하기로 유명한 연예인들의 감독 데뷔작은 하나같이 '끼'를 발산하는 차원에만 머무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옛날에 서세원, 이경규씨가 만든 영화도 그렇고 최근 오지명씨도 그렇고 모두 재간둥이라는 소리만 들으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모양인지 전혀 신선한 상상력을 보여주지 못했거든요. 남궁연 감독도 마찬가지입니다. 액션도 넣고 음악도 넣고 웃음도 넣고 예쁜 여자와의 사랑도 넣고, 거짓말을 하면 폭발하는 기계라는 재기발랄한 소재까지 모두 한곳에 집어넣겠다는 발상은 극히 한정된 영화만을 보아왔거나, 한정된 시간 안에 주제를 극대화해야 하는 대표적 매체인 뮤직비디오만 접한 사람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욕심입니다.

만능 엔터테이너라 불리는 말 잘하는 많은 연예인이 지금 이 순간에도 영화를 하려고 준비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저는 말 잘하는 주류 연예인들의 영화는 별로 기대 안 합니다. 그들이 보여줄 영화는 뻔하기 때문이죠. 엔딩 타이틀 장면에서 전두환을 폭발시킨다든지 하는 건 말이죠 심하게 말하면 초딩 사고의 영역입니다. 남궁연씨가 정말 영화를 좋아한다면 이런저런 기존의 상업 스텝들 기용해서 뭘 갖춘 채 영화 하려고만 하지 말고 혼자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가 사람들이 어떨 때 기뻐하고 어떨 때 슬퍼하는지, 무엇이 그들을 들뜨게 하거나 짓누르는지, 진실을 담아보려는 진지함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물론 그런 것에 별 관심이 없으실 테지만 말이죠.

 
 
신도시인 Living In New Town, 2002. 14분 ★★1/2
2003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우수상, 서울독립영화제 2003 우수상

newtown.jpg홍두현 감독. 김태희 출연.

지금은 대스타가 된 김태희의 단편 출연작 [신도시인]은 분당이라는 신도시에 사는 한 가족과 아파트 숲이라는 삭막함에 숨겨진 타인과의 소통 부재를 다루는 작품입니다.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면 모두 남이고 도덕적 규범마저도 객관적일 수 없는 현실을 한밤중에 일어난 짧은 비극적 순간을 통해 드러내고 있습니다. 잘 만든 영화이고 감독의 실력이 느껴진 작품이었습니다. 홍두현 감독의 다음 연출작이 기대되네요.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 2004. 16분 ★★1/2
미장센단편영화제 2005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분 최우수작품상

m_v_g.jpg이미랑 감독. 김기남, 강민선 출연

영화가 시작되면 지하철에서 자신과 결혼해달라는 문구를 실은 전단을 돌리는 한 베트남 처녀가 등장합니다. 먼 타국까지 와 한국인 남자와 사랑 없는 결혼을 해야만 하는 서글픈 현실을 등장인물의 세밀한 감정을 쫓으며 안정적이고 진실하게 다룬 작품이었습니다. 여배우의 연기도 뛰어나고 전체적으로 좋았습니다.

아쉬운 점은 [배고픈 하루]와 마찬가지로 우리 주변의 배고프거나 힘들거나 외롭거나 하는 특정 계층의 모습을 다뤄야 좋은 영화라는, 습관적이고 이상한 관념적 한계가 여전히 이 영화를 기획하고 만들고 감독한 여러 스텝의 의식에 존재한다는 것이었는데, 우리가 시선을 고정해야 하는 상대는 배고프고 선한 아래뿐만 아니라, 배부르고 부패한 윗머리들도 있으며, 그것이 더욱 쎄고 다루기 힘들기 때문에 어떤 세력으로부터도 자유로운 독립 단편영화가 중심이 되어 고발하고 공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 그런가요?
 
 
핵분열 가족 2005. 21분 ★1/2
2005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르노삼성상, 관객상
2005 미쟝센단편영화제 절대악몽 심사위원 특별상, 관객상

fisshionalfamily.jpg박수영-박재영 감독. 이현정, 안진수 출연.

"북한의 핵미사일이 서울의 우리 집 마당에 떨어지면 어떨 것 같냐구? 미안하지만 가정부터 엉터리다. 차라리 미국의 핵미사일이 중국의 만리장성에 떨어질 가능성이 훨씬 확률적으로 높다. 아니, 당신 방에 놓여 있는 텔레비전에 창문을 뚫고 낙뢰가 떨어진다는 걸 가정하고 소동을 그리는 게 더 그럴 듯하다. 전제에 동의를 못하게 되니 영화 내내 보여준 가족들의 생난리가 그저 황당하게 느껴질 뿐이다." <- 영화를 보자마자 10초 안에 가지고 있던 메모지에다 쓰고 속으로 중얼거린 내용임. 
 
 

그냥 거기에 있었다 2005. 17분 ★★
상상마당 출품작

j_s_t.jpg한율 감독.

어떤 특정 상황에 처한 인물들의 행동과 미묘한 판단을 다루는 흥미있는 스릴러. 단편영화치고는 매우 재미있었는데, 그게 신선한 이야기 구조나 독창적인 영상 기법 때문이 아니라, 극장용 상업영화에나 나오는 여러 특수효과를 활용했기 때문인데요. 이 영화가 그렇다고 전혀 쓸모없다는 뜻은 아니지만, 보기에도 굉장한 CG로 범벅을 했으면서도 별점 두 개 이하로 매겨진 상업영화들이 한두 개가 아닌데, 독창적이지 않다면 잘해봐야 그런 영화들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을 단지 단편영화고 아마추어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엄지손가락을 올려 칭찬할 수는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이미 죽은지 오래된 시체가 차 위로 떨어졌는데 그걸 투신자살로 오인할 사람은 별로 없는 것 아닐까요. 엔딩에 나온 장면도 기발했다기보다는 [범죄의 재구성]식 반복에 불과했습니다.

 
 
배고픈 킬러 2005. 19분 ★1/2
상상마당 출품작

b_k.jpg서금석 감독. 손문수 출연.

누구나 상상해보는 영화 속 주인공의 폼 나는 모습. [배고픈 킬러]는 영화를 보며 킬러의 삶을 꿈꾸던 한 백수의 이야기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을 따라하는 것은 워낙 자주 영화 소재로 사용돼 왔던 것이라 특별한 것은 없었고 여러 실험을 해보는 습작용 영화로 보였습니다. 근데 제목이 좀 웃겼습니다. 실제 내용은 제목만 보고 떠올린 상상과는 좀 달랐습니다.




 

 
당신이 잠든 사이 사건은 일어났다 2005. 11분 ★★
상상마당 출품작

y_y_as.jpg최경준 감독. 애니메이션.

지난밤 경준의 가방에 실례를 한 사람은 누구일까? "범인은 이 안에 있다!" 유명한 추리 만화의 대사죠. 이 작품은 바로 그 만화의 대사를 출발점으로 하면서 군더더기를 제거하고 핵심만을 간추려 재미있게 표현한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마지막 엔딩 타이틀과 함께 범인의 정체를 보여주는 장면은 매우 효과적이었고 뛰어난 감각적 영상이었는데, 전체를 놓고 볼 때는 [소년 탐정 김전일]이라는 분명한 실체가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경우라도 그 이상으로 평가될 수는 없는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소년 탐정 김전일]에 별 **1/2을 주면서 이 작품에 별 ***을 줄 수는 없는 일이지요.

 
 
일상의 원리 2004. 29분 ★★1/2
상상마당 출품작

r_c.jpg박찬호 감독. 박정훈, 유연정 출연.

[생활의 발견]에서 많이 참고를 한 영상이 보였습니다. 전체 느낌이 홍상수 스타일입니다. 뭐 좋습니다. 다른 이도 아니고 홍상수 감독의 영화라면 습작용으로는 충분히 차용하고 변형해 보면서 실험해 볼 가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화면도 부드럽고 유머도 뛰어나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생활의 발견]보다 더 흥미 있었습니다.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박정훈, 유연정 두 배우도 장편 데뷔를 해도 좋을 정도로 연기를 자연스럽고 재밌게 하네요. 박찬호 감독의 2005년 작품 [만남의 과학]도 블로그를 통해서 봤는데요. 그게 완성본인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흥미진진했습니다.

 
  
색연필 2005. 3분 ★★1/2
상상마당 출품작

s_p.jpg조흥제 감독. 안근호, 강민정 출연.

색을 볼 줄 모르는 화가와 불현듯 나타난 소녀. 그들 사이의 짧은 대화 이후 색의 판타지가 펼쳐집니다. 단순한 내용이지만 결코 쉽게 만든 것 같지는 않은 작품 + 따뜻한 영상. 


 
 
 
사진찍다 2004. 6분 ★★1/2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출품작

t_picture.jpg임고은 감독.

사진이라는 것, 혹은 영화를 비롯한 모든 예술적 행위는 작가의 의도가 드러나기 마련이지만 보는 관객만의 고유의 시각이 포함될 때 비로소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것 같습니다. 바노와영화 사이트에서 늘 주장하는 것처럼 작가의 의도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천편일률적인 해석으로 자신의 시각을 버리는 감상자의 태도는 오히려 그 영화를 또는 그 예술작품을 죽이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단순한 몇 개의 장면들로 이루어진 매우 불친절한 작품이라 제멋대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감독 50%, 관객 50%의 비율로 완성되는 영화.
 
 
디너 Dinner 2004. 10분 ★★1/2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출품작

dinner_1.jpg조영직 감독.

'나' 이외의 모든 것을 이해할 때 비로소 내가 이해된다는 매우 철학적 주제의 영화. 이 영화에 줄곧 사용하는 화면분할은 여러 트릭을 동원한 것이 눈에 띄지만 대사 하나 없이 독특하게 극을 이끌어가는 모습에서 강한 연출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냥 우연히 나오는 영상이 아닌 철저한 준비가 바탕이 된 웰메이드 실험영화.

 
 

핑거프린트 2004. 21분 ★1/2
2004 대구단편영화제 대상

fingerprint.jpg조규옥 감독.

단편영화제 대상 수상작이라 기대했는데 약간 의외였습니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안고 사는 주인공을 다루는 영화는 너무나 많습니다. 그 때문에 현실과 괴리되고 말을 잃어버린다든지, 감정을 회피한다든지 하는 정신적 장애를 겪는 '트라우마'가 유행처럼 남발되고 있죠. 게다가 이 영화는 누구나 알 만한 상업영화의 미술을 너무나 똑같이 베끼고 있습니다. 그런 세트를 생각하고 구성할 시간에 좀 독창적인 영화를 생각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요.
 
 
히치하이킹 2004. 31분 ★★
2004 대구단편영화제 우수상, 2004 대한민국영화대상 단편영화상

hitch.jpg최진성 감독.

어떤 연인의 자동차 여행. 바다로 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근데 남자는 행복에 겨워 여자에게 가벼운 싫증을 느끼나 봅니다. 말실수를 하며 여자를 자극하죠. 갑자기 사라진 여자. 여기서부터 얘기가 재미있어 집니다. 중간에 뮤지컬이 등장하고 새로운 사건이 벌어지면서 영화에 집중을 하게 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후반부에서 발생했습니다. 무슨 의도로 그런 장면들을 넣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는 갑자기 대단한 의미 과잉의 상태에 빠집니다. 그런 화면이 독창적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실험적으로 느껴지지도 않으며, 묘한 매력을 주지도 않았습니다. 갑자기 지하철에서 웬 복싱인가요. 설마 조나단 드미의 1986년작 [썸씽 와일드]의 엔딩을 베낀 건 아니겠지요?
 
 
랑데부 2004. 20분 ★★
2004 대구단편영화제 특별상

rendez.jpg박은영 감독.

이 영화도 전반부는 굉장히 좋습니다. 왜 [랑데부]라는 제목을 사용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데이트를 간절히 원하는 한 여인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후반부는 울며불며 통화하는 주인공을 통해 확실하게 그렇게 보여줍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엔 한 여성의 쓸쓸한 여정쯤으로 보였습니다. 그게 좋았습니다. 무심코 만난 친구와 함께 인간연구학모임에 참여하는 것, 천천히 거리를 거니는 모습, 그런 게 순수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은 집에 들어와 결국 남자친구에게 울면서 데이트해달라고 애걸복걸합니다. 이상합니다. 왜 이렇게 마무리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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