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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에게 바치는 다섯 개의 시퀀스 ***1/2 카페 뤼미에르 **** 쓰리 타임즈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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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7:48 조회2,9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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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에게 바치는 다섯 개의 시퀀스 Five Dedicated to OZU 2003 ★★★1/2

five_ozu.jpg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 나무토막, 행인들, 강아지들, 오리들 출연.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제목의 이 이상한 영화는 오즈 야스지로를 존경하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작품입니다. 반세기 전 세계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이었던 오즈 아스지로의 독창적인 형식미를, 상업성을 거부하고 저예산을 고집하면서 우리 주변의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소재로 영화만들기를 계속하고 있는 키아로스타미의 심미안을 통해 조화시켜 만들어낸 영화라고 할 수 있지요.

75분에 이르는 시간 동안 장면은 딱 5개뿐인데, 모두 바다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파도에 휩쓸리는 나무토막으로 시작해 산책 나온 사람들, 강아지들, 오리들을 차례로 보여주는 평화로운 롱테이크는, 바닷가로 휴가를 나온 한 사람의 안정된 하루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누구나 흉내 내 찍을 수 있지만, 아무나 생각해서 찍을 수는 없었던 영화입니다.



카페 뤼미에르 Cafe Lumiere 2003 ★★★★

cafe_lumi.jpg후 시아오시엔 감독. 히토토 요, 아사노 타다노부 출연.

저는 이 작품을 작년 해외영화 베스트로 꼽았습니다. 키아로스타미가 만든 [FIVE]처럼 이 영화도 오즈 야스지로 감독을 위한 헌정작입니다. 제국으로 성장하던 국가의 이면에서 순응적으로 살아가던 일본인들의 생생한 삶을 진지하게 다뤘던 70여년 전의 오즈가 그러했듯, [카페 뤼미에르] 역시 어떤 과장된 심리묘사나 허구적인 갈등 없이 있는 그대로 현대의 일본인을 묘사하는데 탁월한 감각을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는 결코 중요하지 않습니다. 히토토요(요코 역)의 임신에 거의 개의치않는 부모나, 무감각한 그녀 자신, 서점을 운영하며 주변인에 머무는 아사노 타다노부(하지메 역) 모두 그냥 일상을 살아갈 뿐입니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행동을 취할 때 그건 이미 감독의 손을 벗어난, 오즈 야스지로가 과거에 그렸던 일본인의 모습과 현대의 일본인의 삶이 그대로 베어 나온 그 자체라고 영화는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감독은 개입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미 후 시아오시엔에게 영향받은 많은 일본 감독들의 영화가 그런 것처럼, [카페 뤼미에르]는 인간의 가장 넓고 깊숙한 감정의 상태까지 다다르는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슬퍼서 울고, 기뻐서 웃는 것과 같은 원초적인 감상적 강요가 이 영화에는 없습니다. 느린 음미적 시선을 흐트러짐 없이 끝까지 지켜내면서 영화를 이끌어가는 감독의 힘은 매우 강했습니다.



쓰리 타임즈 最好的時光 Best Of Our Times / Three Times 2005 ★★★1/2

three_times.jpg후 시아오시엔 감독. 장첸, 서기 출연.

이 작품의 첫 번째 타임(연애몽)은 무척 좋았습니다. 1966년 대만의 한 허름한 당구장을 배경으로 좀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순간의 사랑을 그리고 있는 내용이죠. 어떤 계기나 느낌 없이 단순히 다시 보고 싶어지는 마음, 그것 하나로도 사랑은 충분한 모양입니다. 배를 타고 대륙으로 이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서기(슈우메이 역)를 찾아다니는 장첸(첸 역)의 행동과 표정에서 애틋함이 느껴졌습니다.

두 번째(자유몽), 세 번째(청춘몽) 타임이 좀 계산적이고 작위적으로 보여서 영화 전체적으로는 뒷맛이 개운치 않았는데, 아무튼 그래도 후 시아오시엔의 영화 감각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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