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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웰메이드란 이런 것이다 - 머시니스트 *** 씬 시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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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7:27 조회2,9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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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니스트 The Machinist 2004 ★★★

machinist.jpg브래드 앤더슨 감독. 크리스찬 배일, 제니퍼 제이슨 리, 아이타나 산체스-지욘 출연.

이 작품은 일단 너무나 잘 만들어져서 진정한 웰메이드가 무엇인지 극명하게 잘 보여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촬영도 대단했고 배우들의 연기도 주연에서부터 한 컷 겨우 출연하는 엑스트라에 이르기까지 모두 수준급이었습니다. 크리스찬 배일은 특히 두드러지는데 아마 그에게도 꽤 도전적인 작품이었을 거라고 봅니다. 결과는 매우 만족스럽지만, 살을 찌우거나 빼거나 모두 극단적인 경우라면 다시는 그런 연기는 하지 말았으면 하네요. 보는 관객의 처지에선 정말 끔찍한 겁니다.

정작 크리스찬 배일을 높게 평가하고 싶은 건 그 30kg의 감량이 아니었거든요. 그는 정말 결정적인 순간에 영화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중요한 연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고 있었습니다. 때론 인생의 패배자처럼, 때론 지친 과민주의자처럼 평온히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어느 순간에 내면을 폭발시키는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그 순간순간의 표정들은 대사로 할 수 없는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머시니스트]는 죄의식에 빠진 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가 어떤 죄를 저질렀는지는 영화를 보면 나옵니다. 처음부터 해골과 같은 몸으로 당장 쓰러질 것처럼 등장하는 트레버(크리스찬 배일)가 공장에서 머시니스트로 일하면서 온갖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되는 내용인데 무척 긴장되고 재미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더군요. 특히, 마이클 아이언사이드가 연기하는 동료의 팔을 사고로 잃게 한 뒤 죄책감을 가졌다가 점점 자신의 죄의식과 뒤엉키면서 그에게서 의심과 분노를 느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연출되었습니다.

만약, 약간 교훈적이기도 하면서 안도감을 주기 위해 서두른 듯한 결말이나, 중간에 이반이라는 사내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트레버가 일부러 자동차사고를 당하는, 좀 아니다 싶은 그런 장면들만 다른 형태로 풀었더라면 이 영화가 좀 더 매력적인 작품이 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씬 시티 Sin City 2005 ★★1/2

sincity.jpg프랭크 밀러, 로베르토 로드리게즈 감독. 제시카 엘바, 로자리오 도슨, 일라이저 우드, 브루스 윌리스, 베니치오 델 토로, 마이클 클락 던칸, 칼라 구지노, 조쉬 하트넷, 마이클 매드슨, 제이미 킹, 브리터니 머피, 클리브 오웬, 미키 루크, 닉 스탈, 마리 쉘톤, 아리 버빈 출연.

뇌를 흥분시키는 각종 환각 성분으로 가득 찬 화면과 의미심장한 대사들, 자유롭게 떠다니는 카메라와 현란한 액션, 세련된 전개, 이름값 하는 배우들, 뭐하나 부족함이 없는 초특급울트라수퍼무비, 쿠쿵! [씬 시티]

만약, 씬 시티라는 새로운 도시를 구상하는 어떤 정치인이 이 도시를 기획하고 홍보할 적절한 영상물을 원한다면 바로 2시간짜리 CF [씬 시티]를 눈앞에서 똑똑히 보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의 행동과 대사들은 모두 씬 시티를 그럴듯하게 광고하고 이곳에서 살고 싶으신 분은 모두 우리와 함께하자고 유혹하는데 바쳐집니다. 그래서, 놀랍도록 완벽하고 기이하며, 매끄럽게 잘 다듬어진 이 CF는 시장으로부터 합격점수를 받고 로드리게즈는 무난하게 돈을 벌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 냄세 안나는 밤의 도시를 아무리 그럴듯하게 포장해 본들 그건 놀랍도록 공허하고 놀랍도록 허무하며, 마치 당장 마셔도 될 것처럼 맑고 투명하게 보이지만 사실은 썩은 동물들의 시체로 가득한 바닷물 속을 헤엄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뿐입니다. 하늘을 땅처럼 밟고 다니다가 총을 두 박스(라면박스로) 이상 맞고도 춤을 추듯 날아다니는 덩치 좋은 근육맨들과, 언젠가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라곤 없는 천하태평 나레이션맨들만 가득한 쓸데없는 CF에 불과한 것이죠.

역사의 종말에 직면한 어떤 특성들의 암시를 중심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포스트모던사회라고 하는 정보화된 미래를 비판하며 관찰하는 것도 아니며, 과학적인 근거든 생산적인 환상이든, 저예산 자폭 컬트정신이든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는 웰메이드 똥폼범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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