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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를 찾아서 Finding Neverland 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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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7:23 조회2,8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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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를 찾아서 Finding Neverland 2004. ★★★★

findingneverland.jpg마크 포스터 감독. 쟈니 뎁, 케이트 윈슬렛, 더스틴 호프만, 프레디 하이모어, 켈리 맥도날드 출연.

[네버랜드를 찾아서]는 바노와영화에서 별 넷을 주는 모든 조건을 가지고 있는 영화입니다. 저는 아마도 이런 영화를 보기 위해 그동안 수백 편의 영화들에 별점을 주면서 고대해왔는지도 모릅니다.

이 놀라운 작품은 J.M 베리(쟈니 뎁 역)가 새작품의 초연에 실패한 뒤 산책길에서 우연히 실비아 데이비스(케이트 윈슬렛 역)라는 미망인과 그녀의 네 아들을 만나게 되면서 위대한 <피터팬>의 영감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이 작품이 다른 평범한 영화들과 구별되는 대표적인 장점을 세 가지만 들어 본다면...

첫째, 배리의 성공이나 실패를 과장해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는 무대에 자신의 작품이 올라오면 관객의 반응이 궁금하지만 인정받지 못한 싸늘한 흥행에 낙담하여 술을 마시거나 '난 실패자야'라는 띠를 이마에 두른 채 방황하지 않으며, 극적인 성공에도 흥분하지 않고 실비아 부인의 집으로 <피터팬>의 무대를 담담히 옮기는데 신경 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배리의 실제 성격이 어떠했는지는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건 감독이 관객을 가볍게 보고 있지 않으며 작품의 맛을 관객과 같이 느끼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둘째, 동화적 판타지가 아름답게 묘사되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저는 아이들의 순수하고 맑은 상상의 세계를 다루는 작품을 좋아합니다. 현실은 고달픕니다. 현실은 <피터팬>의 해적무리들로 넘쳐납니다. 실비아 부인을 괴롭힌 바이러스들로 꽉 차 있습니다. 그것을 해치고 위로할 수 있는 건 영화에서 배리가 실비아 부인에게 공연으로 보여줬듯이 하늘을 나는 요정들과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꽃들이 펼쳐진 세상을 보여주는 것이며, 바로 그곳으로 걸어가 아름다움과 같이 호흡하고 즐기고 상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피터가 찢었던 책을 다시 붙여 놓고 떠난 실비아 부인은 아이들이 어떤 세상에서 살기 원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피터의 글 하나하나에, 그가 쓴 책의 페이지마다 언제든지 그들은 같이 할 것입니다.

셋째, 연기도, 연출도, 작품의 완성도도 그동안의 어떤 할리우드 영화보다 월등히 앞서는 영화입니다. 기존 할리우드의 장점만을 터득해 뿜어내는 감독의 연출력은 그가 거대 자본에 휘둘리며 자신의 색을 잃어갔던 기존의 할리우드 감독들의 영향을 덜 받은 독일 태생이라는 점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마크 포스터 감독의 영화적 감수성과 역량이 이미 일정 수준 위에 올라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였으며, 그는 컷 하나하나에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방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배우의 연기 중 50%는 감독이 이끌어 낸다고 하는 말이 실감나는 작품이기도 했는데, 쟈니 뎁, 케이트 윈슬렛, 그리고 피터 역으로 출연한 꼬마아이 프레디 하이모어, 하다못해 극 중 피터팬으로 나온 켈리 맥도날드나 제작자 찰스 프로먼 역의 더스틴 호프만에 이르기까지 주연과 조연, 단역을 막론하고 영화에 출연한 모든 배우들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쟈니 뎁은 이 영화로 스타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주연 배우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죠. 좋은 감독을 만나면 그의 연기는 항상 최고를 보여줍니다. 팀 버튼의 [에드우드], 짐 자무쉬의 [데드 맨],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의 [아리조나 드림]과 같은 작품들에서 쟈니 뎁이 보여준 신들린 연기는 극찬을 받을 만했었죠.

이런 세 가지 이유 외에도 여기에 배리가 아이들을 만나고 실비아 부인의 집안과 가까워지는 과정이 재미있게 그려지고 마지막의 극적인 감동이 더해지면서 [네버랜드를 찾아서]는 앞으로 있게 될 아카데미위원회의 강력한 지지를 받을 만큼 미국인들 스스로 위대한 작품으로 판단할지 안 할지는 몰라도, 적어도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 작은 영화애호가의 눈에 비친 이 영화는 여러 영화상에서의 평가 여부와 관계없이, 제작국가에 관계없이 기립해서 박수를 쳐야 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터팬>의 공연이 끝난 뒤 한 노부인이 배리를 만나 이 연극을 보여주어 고맙다고 말합니다.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나야할 시간의 화살 속에서 사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영원히 변치 않는 네버랜드로 남는 꿈과 환상의 세계. 마음속에 요정을 하나씩 데리고 살던 아이들이 자라서도 그들의 마음을 변치 않고 간직하는 순간. 네버랜드는 그들 곁에서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고 영화는 설명합니다.

영화의 마지막은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워하는 피터와 배리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녀의 행복했던 모습을 기억한다. 그녀는 네버랜드에 산다. 너는 언제든지 엄마를 만날 수 있다. 단지 믿으면 된다."고 말하는 배리에게 피터는 "엄마가 보인다"고 말합니다. 이 대화를 담담하게 그리며 마무리하는 모습은 작품의 진심이 위대한 곳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존 인물을 다루는 영화면서도 [에비에이터]에서의 하워드 휴즈에 대한 묘사와는 달리 배리의 개인적인 성공이나 <피터팬>이라는 작품의 흥행이 영화의 중심에서 완전히 물러나고 그가 생각했던 것, 그 연극을 맑은 눈으로 봤던 관객들과, 이제 막 죽음을 앞둔 아이들의 엄마와, 엄격한 할머니와, 꿈과 희망을 잃고 살아 온 피터를 비롯한 아이들의 삶을 다독이고 믿음을 주는 의미들로 가득한 작품이었다는 것이죠.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만들면서 과거에 산 인물의 영웅적 일대기나 미국의 위대성을 알리는 예술적, 경제적, 과학적 성과를 주요 테마로 하여 표현하는 것에 이 영화가 별로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네버랜드를 찾아서]는 아주 강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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