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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별로였다 1 - 마이 제너레이션 200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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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7:24 조회2,2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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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제너레이션 2004 ★★1/2

mygeneration.jpg노동석 감독. 김병석, 유재경 출연.

병석은 사는 게 힘들다.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고 부모와도 떨어져 산다. 작품 한번 찍겠다고 고가의 카메라를 사긴 샀는데 당장 할 수 있는 건 결혼식 비디오를 촬영하는 일. 그것도 잘 좀 찍으라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비디오도 팔고 식당에서 불도 갈아보지만 딱히 오래할 만한 일은 되지 못한다. 그리고 하나 있는 형은 빚을 지고 도망 다닌다. 여자친구 재경은 사채 사무실에서 일하기로 했다가 하루 만에 우울해 보인다는 이유로 쫓겨나고, 다단계 판매 사기까지 당한다. 힘들어도 나쁜 짓은 하지 말자고 병석을 위로했던 그녀는 절벽에서 나뭇가지 잡는 심정으로 카드깡 업자를 찾는다. 아! 재경의 얼굴만 우울한 게 아니고 세상이 우울하다.

여기까지가 노동석 감독이 주장하는 우리 세대의 모습입니다. 제대로 풀리는 일도 없고 돈은 언제나 모자르며, 그때마다 무언가를 포기하며 결단을 내려야 하는 괴로운 곳이 이 세상이라고 말합니다. 체험적으로 느낀 듯한 진지한 연출에서 진정성이 보였습니다. 김병석, 유재경 등 배우들은 생명력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거기까지였습니다.

그들은 카드 결제일이 두려웠지만 어쨌든 결제는 되었습니다. 병석은 보물 1호인 카메라를 팔았지만 애당초 PD150(또는 VX2100)으로 보이는 DV카메라는 프로급 카메라인데다가 습작으로 어떤 영상을 찍겠다고 맘먹은 초보가 사기에는 부담되는 제품이었으니 고달픈 현실하고는 거리가 있습니다. 형이 빚을 지고 쫓기지만 천성이 착해 강도짓을 하거나 살인까지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주변엔 카드빚 때문에 자살하거나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하게 되는데 그들에 비하면 병석은 나은 겁니다.

게다가 영화감독이 되겠다던 병석이 영화에 애정을 보이는 장면은 초반의 자동차극장을 엿보는 것뿐이었는데, 도무지 어떤 동기에서 이 작품에 영화감독이라는 미래의 꿈과 카드빚이라는 문제를 연계시켰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열정을 보이며 영화작업을 하다가 빚을 진 것도 아니고, 영화학교에 다니기 위한 학비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카메라는 그냥 무거운 현실을 더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도구로만 사용되었습니다.

재경도 어디든 취직하려고만 마음먹으면 할 수 있는 처지이고 그런 나이입니다. 미안하지만 제때 카드결제를 하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이 전국적으로 350만 명이 넘습니다. 돈 때문에 몸을 팔아 삶을 버리는 여자들이 수십만 명에 이르고, 다단계판매 사기를 당한 여자들도 전국적으로 넘쳐납니다. 재경은 그들 중 한 명일 뿐이거나 적어도 그들보다는 그나마 덜 힘든 삶을 살고 있습니다.

거듭 미안하게도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바다를 건너와 열악한 환경에서도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밤낮 일을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십시오. 어느 누구에게도 의지할 데 없이 먼 타국에서 외롭게 지내는 그들에게 재경의 우울하다고 주장하는 인생은 비할 바가 못 됩니다. 작지만 꾸준히 벌 수 있는 직업은 외면한 채 큰 돈을 벌어보겠다고 사기판매업체에 덜컥 발을 들여놓는 것을 단순히 세대의 운명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독립영화라고 반 점 놓고 시작하는 평가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노동석 감독이 남녀 차별이라든지 학벌사회, 권력을 가진 상류층의 부패, 친미 이데올로기 등 젊고 창의적인 도전적 열정을 가지고 더 넓고 근본적인 세상의 문제를 건드리기보다는, 단순하고 피상적인 현실만을 그리는 데 급급한 점은 아쉽게도 이 영화를 그다지 인상적으로 기억할 수 없게 했으며, 두세 번씩 대사를 반복해야 상대방이 리액션을 하는 지루한 유행, 현실은 흑백으로 카메라에 담긴 세상은 컬러로 표현한 진부한 클리쉐, 주인공이 떠나서야 배가 툭 떨어지는 장면으로 뻔한 효과를 노린 점 등 무난하고 보수적인 화면 또한 [마이 제너레이션]이라는 영화의 호감을 떨어뜨렸습니다.

영화 속 병석과 재경은 매우 힘든 삶을 선택했지만 영화는 희망을 말해주길 끝까지 빌었습니다. 카메라가 그들에게 새로운 삶을 보여주길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카메라는 팔렸습니다. 우~ 당신들만의 제너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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