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좋다는데 - 달콤한 인생 ** 이터널 선샤인 **1/2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7:26 조회2,933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김지운 감독. 이병헌, 김영철, 신민아, 황정민, 에릭 출연.
정말 안타까운 것은 김지운 감독은 정말 한계가 너무나 뚜렷하다는 점입니다. 그의 영화만들기 방식은 예측하기가 쉬워서 다음에 어떻게 이어질지, 어떤 장면으로 사람을 죽일지 아주 빤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바로 감독이 작품의 깊이에는 관심이 없고 화려한 비주얼로 상업적 멋 부리기에만 열중했기 때문이죠.
감독은 아마 멋있다고 생각하고 여러 가지 장치들을 구상했던 모양입니다. 총을 구하는 과정도 그렇고, 호텔에서의 총격전도 그렇구, 침실등을 켜고 끄는 것으로 표현하는 효과라든지, 비 오는 가운데 땅을 파는 건달들의 모습이라든지 그런 것 말입니다. 그런데 별로 멋이 없습니다. 침실등 가지고 극적 효과를 노릴 때 저는 속으로 생각했죠. 다음 장면에서는 뭔가 깜작 놀랄만한 게 나오겠구나 하고 말이죠.
그가 생각하는 의외성이라는 것은 이미 미국에서 8,90년대에 한 번씩 다 써먹은 것들이라 낡은 수법에 불과했습니다. 더 예를 들면, 선우(이병헌 역)가 백사장(황정민 역) 일당에게 잡혀 공중에 매달려 있을 때 바닥에 떨어진 피를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나온다든지, 총을 구하기 위해 러시아 밀매조직에 들어가서 벌어진 총을 먼저 조립해 상대를 쏴야만 하는 설정, 폼의 제왕 에릭의 등장 등 셀 수도 없이 많은 장면에서 낯 간지러운 수법들이 동원되었습니다. 보스(김영철 역)의 말투나 행동, 백사장의 전형적인 악인 캐릭터들 역시 순수하게 창조적인 게 아니라 노골적으로 인용한 것에 지나지 않았죠.
이야기 자체도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보스의 젊은 애인(신민아 역)으로 나오는 희수에 대한 보스의 애정이, 희수가 몰래 만나는 남자를 살해해서라도 지켜내야 할만한 정도였는지, 그만큼의 각별한 모습을 영화는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마치 누군가를 살인하고 싶어 환장한 폭력배의 모습으로만 보일 뿐이었습니다. 당연히 선우는 보스의 지시였다 하더라도 그렇게 단순한 일로 사람을 죽이는 것에 선뜻 용기를 가질 수 없었을 텐데도 이렇다할 설명도 듣지 않은 보스의 무자비한 보복으로 이어진다는 것이(게다가 백사장의 복수와 얽혀서 선우라는 캐릭터를 복수의 화신으로 재탄생시키며) 공감하기 어려웠죠.
느와르 구성을 위해 집어넣은 캐릭터 신민아도 정작 영화 중반 이후부터는 갑자기 무대에서 빠져버립니다. 선우와 보스 일당이 벌이는 총격전에 이르면 도무지 그들이 무엇 때문에 서로 피를 보며 총격전에 이르게 되는지 알 수가 없게 됩니다. 보스도 그다지 사랑하지 않고 선우도 사랑하지 않았는데 그냥 그 여자는 거기에 있습니다. 왜냐구요? 느와르라고 감독이 설정했기 때문이죠. 선우가 그 여자에게 사랑을 느꼈다는 증거는 영화 어디에도 없었는데 유감스럽게도 선우가 피를 흘리며 쓰러지기 전에 그녀에게 핸드폰으로 연락을 합니다. 그것도 총알을 한 다발 이상 맞은 후입니다.
에릭이 갑자기 등장해 눈썹을 브이자로 만들고 권총 다루기를 마치 주윤발처럼 화려한 비주얼을 뽐내며 오버하고 다닐 때 이 영화는 1번 배우의 오버, 3번 낡은 수법에의 의존, 4번 유행에의 충실, 5번 화려한 비주얼, 6번 머리 나쁜 캐릭터, 9번 부족한 상상력, 10번 할리우드 따라하기 등 **1/2 이하의 점수를 받기에 충분한 다양한 조건들을 통과하고 있었습니다. 조건보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화면이나 소리 등을 잘 다듬는 웰메이드에 중심을 두고 있어서 영화 중반까지는 [올드보이]같은 영화들과 비슷하거나 약간 아래의 수준으로 보고 싶었으나 선우의 복수가 시작되면서 다양한 결점들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고, 결국 그정도의 애정마저도 접을 수밖에 없었죠. 게다가 달콤한 인생이라는 그럴듯한 제목을 가진 이 영화의 결말은 참 엉뚱하다고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상상하는 게 달콤했다는 뜻인지 무엇인지...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4 ★★1/2
미셀 공드리 감독.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출연.
적어도 카우프만의 각본이 좋았건 나빴건 관계없이 미셀 공드리라는 이 부족한 감독이 만든 [이터널 선샤인]은 별볼일없이 평범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수의 미 비평가들은 새로운 영화라며 찬양했지만, 추억을 지워가는 과정이 또 그것을 다시 지켜내려는 주인공의 모습을 이렇게 호들갑을 떨면서까지 복잡한 영화로 만들어야 했는지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습니다. 편집으로 지나치게 장난질을 해서 뭔가 있어 보이려 한 작품으로 볼 수밖에 없었죠. 초반부터 내내 거부감이 너무 컸던 탓인지 후반에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없었던 영화입니다. 여하튼 미국의 상업영화들은 너무 수다스럽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