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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안에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질 만한 영화 두 편 - [나비효과], [레지던트 이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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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7:14 조회2,8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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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트 이블 2] ★1/2

residentevil2.jpg알렉산더 윗 감독. 밀라 요보비치, 시에나 길로리 출연.

순전히 돈을 벌려고 만들어지는 단순 오락물과, 감독과 제작자의 치밀한 계산이 바탕이 되는 명작 오락물이 구별되는 순간은 영화가 시작된 지 1/4이 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똑같이 오락물이고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그 기술적 수준은 비슷하며 관객을 즐겁게 해주려고 준비된 장면이 공통적으로 풍부하게 존재한다는 전제를 둔다면 언젠가는 터져야 할 그 결정적인 장면을 위해서 얼마나 참고 기다리느냐의 싸움인데요.

예를 들어, [더 락]이나 [매트릭스] 같은 영화를 보면 1/4이 지나는 시점에 관객은 아직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전체를 모두 알기 어려운 과정에 놓여 있게 됩니다. 그러니까 그 정도 되는 시간이면 [매트릭스]에서 니오는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며, 트리니티, 모피어스가 왜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보호하는지 이제 막 알아보고 있던 중일 겁니다. [더 락]에서는 아마 니콜라스 케이지가 숀 코넬리와 첫 대면을 하고 알카트라즈 감옥에 가기 전에 자동차 추격씬이 이어지고 있을 시점이겠죠.

[터미네이터]시리즈, [스파이더 맨]시리즈 등을 보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충분히 준비운동을 함으로서 후반에 준비된 강력한 볼거리들을 극대화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건 거의 기본입니다, 기본! 그런데 [레지던트 이블 2]를 보십시오. 시작하자마자 마구 총격전입니다. 시민들이 모두 좀비로 변해버리고 도시에 갇힌 특수요원들과 앨리스(밀라 요보비치 역)가 별별 쇼를 부리며 게임의 주인공으로 변해 있습니다.

성당에서 만난 날아다니는 괴물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그다지 괴물처럼 보이지도 않고 무섭지도 않았는데 다수의 좀비들을 향해서 쏘아대는 그 신기한 총기술을 계속 보고 있자니 참 따분해졌습니다. 시작되자마자 화면부터 어지럽혀놓는 싸움이 시작되고 그것이 끝나자마자 더 이상 보여줄 게 없다는 듯 서둘러 막을 내리는 영화들은 기본부터가 안 된 것이기 때문에 보고 즐길만한 가치도 별로 없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리 시간을 보내기 위한 것이라 해도 말이죠.


[나비효과] ★★1/2

butterfly_effect.jpgJ. 마키에 그러버, 에릭 브레스 감독. 애쉬튼 커처, 에이미 스마트 출연.

[나비효과]의 초반부, 그러니까 자신이 쓴 일기장을 통해서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여행을 할 수 있음을 에반(애쉬튼 커쳐 역)이 알기 전까지만 본다면 이 작품은 꽤 신선했고 아슬아슬한 호기심을 주고 있었습니다. 만약, 일기장을 본다는 그런 단순한 방법으로 과거사를 확 바꾸는 설정이 아니라 좀 더 교묘하고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방법을 통해서였다면 인내심 없는 관객은 많이 놓쳤겠지만 영화는 훨씬 격이 높아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재능있는 두 감독은 쉬운 시간여행의 길을 택했습니다. 그렇게 하고는 내용이 밋밋해지는 걸 방지하게 위해 어린 시절의 기억을 곳곳에 찢어서 집어넣었고, 후반의 병원 장면을 맨 앞으로 당겨서 복잡한 척 꾸며 놨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흥미가 사라지는 것은 이 때문이었습니다. 막바지에 이르면 영화의 눈속임 작전이 눈에 훤하게 들어와 버리니 허탈해지고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었죠.

극장 개봉 판과 결말이 다른 감독 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원칙적으로 결말 부분이 이 영화의 별점을 판단하는 핵심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탯줄을 자르면서 자신의 존재와 그 개인의 역사 자체를 원천 무효 시킨다는 설정이 뭐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이렇게 만들기도 쉬운 건 아니었을 겁니다. 스타일 면에서 배울 것도 있었을 것이고 영화인들과, 앞으로 영화를 할 관객인 예비영화인들에게 깊은 영향을 끼쳤다고는 봅니다. 특히 애쉬튼 커쳐나 에이이 스마트 등의 연기도 좋았죠.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이 전 세계 관객들에게 끼친 영향만큼 돋보이는 작품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점은 참 안타까웠습니다.

겉은 번지르르하게 잘 만들어졌지만 알고 보니 암을 유발하는 물질들이 소량 포함된 소재로 건축한 집과 유사한데요. 어떤 집에서 어떤 가구를 배치하며 누구와 어떻게 생활하며 살아갈지는 각 개인의 자유이고, 소량 포함된 암 유발 물질이 주는 해로움을 행복한 가정생활에서 나오는 앤돌핀으로 상쇄시킬 수도 있겠지만, 그 물질을 몹시 사랑하여 볼에 비비고, 옷에 묻히면서 지나친 애정을 보일 때에는 그 해로움을 어느 것으로도 만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영화 [나비효과]에 지나친 애정을 보이는 관객들이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물론 바노와영화를 찾은 여러분들은 그렇게 허술하지 않은 관객들이라 다 아실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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