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2004 *** > 예전리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예전리뷰

알렉산더 2004 ***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7:18 조회2,381회 댓글0건

본문

알렉산더 2004

alexander.jpg올리버 스톤 감독. 콜린 파렐, 안젤리나 졸리, 안소니 홉킨스, 발 킬머 출연.

영화 [알렉산더]는 어차피 혼란스럽고 어설프면서 동시에 새로운 것마저 보여준 게 없는 실패작이라는 혹평을 들을 바에야 차라리 좀 더 모호하고 몽환적이며 신화적인 이미지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입니다. 굳이 연대를 표기해가며 서사적 관점으로 이야기를 짤 필요가 없었습니다. 페르시아나 인도로의 원정도 지루함을 상쇄할 만큼 올리버 스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영웅 '알렉산더'의 모습에서 그다지 핵심적인 테마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니까 바빌로니아를 정복하고 다리우스 3세의 최후를 간단하게 묘사하는 것 이후부터는 어차피 2%의 진실과 98%의 픽션으로 이루어진 게 분명한 기원전 역사의 테두리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유로운 상상을 발휘했어야 한다고 보는 거죠.

왜냐하면, 이런 종류의 사극은 잘 만들어봐야 현 세대의 정치적인 시각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제멋대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금발머리 알렉산더가 등장하는 사막의 전투 씬은 미국-이라크 전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알렉산더 군대의 바빌로니아 입성 씬은 탈레반에서 해방된 아프가니스탄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어떤 고대의 인물이나 국가를 중립을 지키며 객관적으로 서술하겠다는 건 처음부터 욕심이고 불가능한 생각일 뿐이죠.

신화는 계속 만들어집니다. 21세기가 되어도 어딘가에서 누구는 어떤 힘 있는 집단의 공동 목표에 의해 단숨에 영웅이 되고, 누구는 필요에 의해 악인이 됩니다. 지금 왜 '알렉산더'가 영화에 등장해야 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올리버 스톤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용감함도, 특별한 지략도, 강인한 정신도 없이 정신분열과 광기에 시달린 젊은 정복자의 최후와 그 이후의 혼란을 기탄없이 서술하면서, 사람을 죽이러 여기저기 다닌 것밖에 남은 게 없는데도 후대의 재구성으로 영웅이 되어버린 한 인간의 이야기를 거칠게 완성하고자 했던 올리버 스톤의 정치적인 작품으로 보였습니다.

콜린 파렐이나 안젤리나 졸리, 앤서니 홉킨스의 연기는 워낙 자신감이 있는 배우들이니까 잘 발휘되긴 했지만 최고라고 하긴 어려웠고, 오히려 많이 등장하지 못한 필립 왕의 발 킬머의 카리스마가 눈에 더 들어왔습니다. 올리버 스톤 특유의 클로즈업과 빠른 편집은 여전하더군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directors.co.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