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빵과 우유], [어느 날], [Kiss Me, please! ], [생활대백과사전G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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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노 작성일09-02-13 17:09 조회2,62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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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신연 감독. 원풍연 출연.
'빵과 우유'는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가장 직접적으로 인용할 수 있는 단어 중 하나입니다. 경제 활동이라는 거창한 명제를 들먹이면서까지 평생에 걸쳐 해야만 하는 고달픈 자본주의 안에서의 삶은 근본적으로 빵과 우유를 자기 집에 저장하기 위한 싸움의 과정입니다. 부당한 방법이든 아니든 그 싸움의 과정에서 승리한 자는 넘쳐나는 혜택을 누리게 되지만 그렇지 못한 자는 과정의 정의로움과 관계없이 기본적인 인권마저도 보장받지 못하는 신세가 됩니다.
한 노동자가 철로 위를 걸으며 자살을 꿈꾸지만 결국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고 빵과 우유를 챙겨 먹는 현실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이 간단한 1인 극은,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매우 슬픈 모습으로 힘든 일에 매달려 매일 매일 견디며 살아야 하는 노동자의 생활을 그리면서, 그런 큰 일을 해내고도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는 사회의 한 단면을 비판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도 가볍게 볼 수 없었던 단편이었습니다.
IMF로 실직을 당한 가족이 동반자살을 한다는 내용을 담은 송일곤의 [소풍]이라는 작품과 같이 문제의식이 뚜렷한 단편으로 오래 기억될만한 영화입니다.
어느 날 ★★1/2
박준형 감독. 박준형 출연.
길을 가다가 발견한 소매치기를 고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끝까지 뒤쫓아 마침내 잡게 된다는 내용을 담은 박준형 감독의 작은 대표작.
박준형 감독의 단편 액션물은 사회의 '건전화'를 표방하고 있는데, 소매치기를 쫓던 주인공이 파란 신호등으로 돌아올 때까지 횡단보도를 건너가지 않고 기다린다는 설정으로 대표되고 있죠. 최근 촬영을 마쳤다는 [속 어느 날]에서는 사람을 때리는 액션도 자제했다고 전해집니다. 그가 영화를 통해 말하는대로 정말 좋은 세상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무균질한 사회는 이상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가슴 한 편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네요.
Kiss Me, please! ★★
안슬기 감독. 구무탁, 김유진, 조시내 출연.
이미 5편의 작품을 완성시키고 독립영화감독으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안슬기씨의 최근작이자 대표작.
몇 개의 작품을 거쳐 마침내 40분에 이르는 중편을 완성한 그는 아마도 상업영화의 무대가 아닌 곳에서 가장 활발하게 독립영화를 제작하는 감독 중 한 명일 것입니다. crfilm.com을 통해 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데, 방향을 잡지 못했던 초기 단편에서부터 점차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모습이 눈에 띄어 인상적이었죠.
[키스 미, 플리이스!]는 일본의 사부 감독이 만든 최근작 [하드 럭 히어로]를 생각나게 할 정도로 주요 인물들을 중심으로 화자가 변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뻔한 기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하면서도 실험성에 주목해야할 영화로 보았습니다.
생활대백과사전GD ★★1/2
안슬기 감독. 이현주, 이재인 출연.
이 작품은 가급적 가볍게 보고 넘어가려고 했지만 너무 인상적이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잠깐 언급합니다.
이 영화는 가까운 미래에 어느 집에서 벌어지는 상황인데 GD라는 만능 컴퓨터가 모든 일을 대신해준다는 설정입니다. 인간의 판단과 결정까지 모두 GD에게 의존하게 되죠. 그러다 결국 파국을 맞습니다. 감독은 감정이 억제되는 극도의 합리적 사회를 그려내며 문제를 제기하는데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 남자 주인공이 여자주인공을 죽이려 한다는 데까지 이르렀죠. 만약 조금 다른 시선으로 좀더 교묘하고 신비롭게 이야기를 끌고나갔다면 좀처럼 보기 힘든 단편 SF가 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트와 소품이 매우 인상적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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